‘코리아 재평가’…최고가 경신

파이낸셜뉴스       2005.12.27 14:03   수정 : 2014.11.07 11:03기사원문



2005년 주식시장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신천지를 열었다. 코스피지수는 네자릿수에 안착하며 최고가를 경신, 올 한해 50% 이상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황우석 쇼크에도 불구, 83% 이상 올라 세계 2위의 지수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식의 시대'를 실감케 했던 2005년 주식시장. 각종 기록을 남기고 저물고 있는 올 한해 증시를 3회에 걸쳐 되짚어 본다.

코스피지수는 20년 동안의 장기 박스권에서 벗어났다. 과거 올라서면 곤두박질쳤던 1000선은 이제 확실한 버팀목으로 굳어졌다.

한마디로 올해는 한국 증시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시기다. 기업 이익 증가와 경기회복 기대감, 탄탄한 수급의 힘으로 1차 리레이팅(재평가)이 진행된 것이다.

물꼬가 트인 한국 증시는 앞으로 2차 리레이팅을 거쳐 큰 바다를 향해 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9월7일 역사적 고점(1138.75)을 넘다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은 올 초 411조원에서 27일 650조원대를 돌파, 239조원이나 증가했다.

895.92로 시작한 올 코스피지수는 지난 2월28일 1000선을 밟았다. 지수는 3월14일까지 9거래일 동안 1000∼1022선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3월15일 다시 1000선이 무너지며 불안감이 감돌았다.

911선까지 추락했던 지수는 지난 4월 말 상승세로 반전, 6월30일 1000선을 회복했다. 이후 세자릿수에서 주식을 살 기회는 없었다. 들불처럼 타오른 증시는 7월28일 1100선을 넘었고 마침내 9월7일 지난 94년 11월8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1138.75)를 10년9개월 만에 돌파했다. 이후 17일 만인 9월26일 1200선을 넘어 섰고 10월 약세장을 거쳐 12월1일 1300선마저 뚫었다. 27일 1370선까지 돌파한 코스피지수는 보이지 않는 대해(大海)를 향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증시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배경은 질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익 변동성이 줄어 들었고 기관이 수급의 주체로 부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외국인과 개인이 26일까지 각각 2조9391억원, 7조8287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기관은 적립식 펀드를 바탕으로 무려 7조3585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장을 이끌었다.

이는 지난해말 8조5000억원에 머물던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25조원 이상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 한마디로 개인은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이동했고 실탄이 풍부해진 기관이 장을 주도한 한해였다.

실제로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한 111일 중 지수가 오른 날은 71일로 63.9% 수준이었지만 국내기관이 순매수한 142일 가운데 103일이 오름세를 보여 72.5%를 기록했다.

■올 수익률은 외국인-개인-기관 순

외국인은 올해 한국 증시에서 1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따뜻한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6일까지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3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01.62%에 달했다. 이어 개인이 74.27%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고 기관도 73.88%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외국인은 CJ CGV를 제외한 전 종목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는 무려 29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기관도 엔씨소프트와 SK텔레콤, KTF 등 3개 종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현대해상보험을 통해 229%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현대중공업, 기아차, 삼성증권, 삼성중공업, 대구은행, 현대증권 등에서 모두 100%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한국 증시에서 항상 ‘봉’이었던 개인투자자들도 올해는 전체 종목이 동반 상승하면서 기관 수익률을 소폭 웃돌며 선전했다.

개인이 순매수한 종목 가운데 한진해운, SK, SK텔레콤, CJ CGV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오토넷은 무려 377.35%의 수익이 났고 기아차(138.53%), 서울증권(104.91%), SK증권(120.15%), 우리금융지주(137.98%) 등에서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증권업종 최고 상승률 기염

코스피시장에서 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업종은 증권업종이었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익개선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 조사결과 증권업종은 지난 26일까지 무려 160.4%나 올랐다. 올 초 증권주를 산 사람은 평균 1.6배의 수익을 기록한 셈이다. 이어 섬유·의복(134.4%), 건설(111.4%), 의약품(110.0%), 기계(109.7%) 업종도 100% 이상 뛰었다.


개별종목별로는 중소형주 강세로 섬유의복 업체인 동일패브릭이 3208.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세림제지(1053.1%), 알앤엘바이오(856.7%), 일양약품(834.3%), 신원(743.3%)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화증권 서보익 애널리스트는 “금융자산 배분과 주식시장 활황으로 증권주 상승세가 돋보인 한해였다”며 “증권 등 금융주 강세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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