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도 넉넉한 배당… 왜?

파이낸셜뉴스       2006.02.21 14:21   수정 : 2014.11.06 12:17기사원문



지난해 적자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하는 마음씨 좋은(?) 코스닥기업이 올해도 나타났다.

동양에스텍과 KT서브마린, 에이로직스 등이 그 주인공. 이들은 일시적 실적부진에 따른 적자를 이유로 매년 해오던 배당을 안 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흑자 배당이 일반적인 현 상황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우선 동양에스텍은 지난해 7억7277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99%나 줄어 3362만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액도 1.9% 감소했다. 하지만 주당 1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예정으로 배당 총액이 적자 규모보다 많은 10억원이다.

에이로직스도 지난해 14억43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주당 100원, 총 3억8000만원을 배당하기로 했고 KT서브마린도 당기 순손실 29억1300만원을 기록했지만 주당 250원을 배당, 배당 총액이 3억60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동양에스텍 관계자는 “300억원에 달하는 충분한 유보금이 있기 때문에 설립 후 첫 적자가 났다고 해서 매년 해오던 배당을 안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에이로직스 역시 “지난해 무형자산 상각비와 신제품 개발비로 인해 설립 후 첫 적자가 났다”며 “하지만 올해 큰 폭의 실적호전이 기대되고 직원들 상당수가 주주이기 때문에 사기진작 차원에서 배당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적자 배당에 이어 올해도 적자 배당을 실시한 KT서브마린측은 “적자가 난 상태에서 배당을 한다는 것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배당할 이익이 충분히 있고 재무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배당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주주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주주 구성을 모면 소액주주만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동양에스텍은 최대주주인 조은구 대표(39.71%)와 조대표의 처(10.49%)의 지분이 50.20%로 배당금 10억원의 절반인 5억원이 사실상 최대주주에게 돌아간다.
에이로직스도 김주덕 대표이사(31.10%)와 특수관계인(7.0%)의 비중이 38.10%이다.

반면 KT서브마린은 최대주주인 KT(36.96%)와 2대주주인 한진해운(30.21%)을 제외한 소액주주에게만 차등 배당 하기로해 다른기업과 차이를 보였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매년 배당을 실시, 믿고 투자한 투자자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배당을 실시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일시적으로 주주를 달래기 위해 배당을 하기보다는 이를 사업에 재투자, 실적호전을 보여줘 투자자의 믿음을 얻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고 밝혔다.

/ courage@fnnews.com 전용기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