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덜 맵고 덜 짜게 먹으면 속이 편안∼
파이낸셜뉴스
2006.03.13 14:37
수정 : 2014.11.06 11:50기사원문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직장에서 받은 종합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자신이 ‘미란성 위염’ 증상이 있음을 알았다. 소견에는 ‘약물치료 요함’이라고 적혀있었다.
가끔 매운 음식을 먹으면 속이 조금 쓰리긴 했다. 하지만 주변사람들도 이정도의 증상은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통증 있을 때 치료하라
박씨처럼 건강검진을 받은 후 자신이 ‘위염’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흔하다. 실제로 위염 환자의 70%가량은 통증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강검진 결과 위염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어떻게든 치료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심기남 교수는 “증상이 없다면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다”며 “하지만 속이 쓰리거나 소화불량 증상이 있다면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증상인 만성 위염에서 약물 치료가 필요한가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정설은 없다. 약물 치료가 증상을 치료하는 대증치료이기 때문이다. 증상이 없으면 원인을 치료하기가 어렵고 치료해도 만성 위염의 후유증이나 진행의 억제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위염의 증상은 대개 상복부 둔통, 복부 팽만감, 가슴답답, 오심, 구토 등인데 급성 위염이라면 통증이 심하나 만성위염은 조금 덜하다. 물론 위염증상이 있는 사람은 과음, 스트레스 등 자극에 노출됐을 때 건강한 사람에 비해 통증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위염 어떤 게 있나
위염이란 위점막에 염증성 변화를 일으키는 질병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급성 위염과 만성 위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급성 위염이란 급성으로 위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인데, 상복부(명치 부근) 통증이 급격히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급성 위염은 약물요법을 시행하면 비교적 치유가 빠른 편이다. 처음 며칠은 죽과 같이 부드럽고 자극성이 적은 식사를 하면서 제산제나 산분비 억제제를 투여하여 공격인자를 억제하면 대개는 치료된다.
박씨처럼 건강검진을 통해 위염에 걸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만성위염에 걸린 것이다. 만성 위염은 위점막의 염증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 지속된 것으로 증상에 따라 표재성 위염, 위축성 위염, 비후성 위염과 미란성 위염으로 나뉜다.
표재성 위염은 위점막이 부어오르고 심하면 위점막의 일부가 결손된다. 하지만 위액을 분비하는 위선에는 변화가 거의 없어 증세가 심각하지 않다. 그러나 표재성 위염도 장기간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위선이 소실되고 위점막이 위축되는 위축성 위염이 발생할 수 있다. 위축성 위염은 노화로 인해 생기는 병이다. 따라서 반드시 질병으로 볼 수는 없는 만성병이라 할 수 있다.
미란성위염은 점막층의 손상으로 위산에 노출돼 자각증상을 일으키는 작은 상처다. 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약물에 의해 생기며 방치할 경우 위궤양으로 발전하거나 위장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위 점막에 상처를 입혀 만성위염을 일으키고 위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 위염 등으로 진행된다. 일부 환자에서는 십이지장으로 통하는 위의 유문 기능이 좋지 않아 담즙과 췌장액이 위로 역류되면서 위염이 생기는 수도 있는데 이러한 기능장애도 보통 오랜기간 치유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만성 위염 상태로 된다. 이외에도 나이가 들어 성인병, 관절염 등의 질환이 있어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위염이 생길 수 있다.
■위산 줄이는 생활습관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짜고 맵게 먹는 식습관 때문에 위와 관련된 질환을 많이 앓고 있는 편이다. 만성위염의 원인도 대체로 여러 종류의 자극에 의해 점액분비가 감소하거나 점막 상피의 결함으로 발생된다. 즉, 오랫동안 짜고 매운 음식이나 술을 먹거나, 약물 또는 스트레스에 의하여 생기는 경우가 많다.
소화불량 증세나 통증이 있으면 저자극성의 식사를 하고 과식을 하지 말아야 하며, 술, 담배, 진통제, 항생제 등과 같이 위산을 과다하게 발생시켜 위점막에 손상을 주는 약물은 피해야 한다.
또 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생활패턴을 조절하며,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적당한 운동을 한다. 그래도 증상이 없어지지 않으면 약물을 사용하는데, 약물로는 위점막 보호제가 치료의 중심이 되며 제산제와 소화효소제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는 “표재성위염이나 미란성위염은 생활습관만 개선하는 것으로도 저절로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화생성위염이나 위축성위염 환자는 일부에서 암이 발병하기도 하므로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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