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광벤드-‘생산능력+기술’ 벤드시장 세계1위
파이낸셜뉴스
2006.10.02 17:46
수정 : 2014.11.05 11:31기사원문
【녹산공단(부산)=이인욱기자】추석 연휴를 3일 앞둔 지난 2일 해질녘에 찾은 부산 녹산산업단지의 생산현장은 마치 ‘백야’를 방불케 했다. 입주 업체들은 연휴 이후 납기를 맞추기 위해 연일 야간작업도 불사한 채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생산시설을 풀가동하고 있었다.
그 중 세계 벤드시장에서 부동의 1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강관 제조업체인 ㈜성광벤드(대표 안재일)는 1년 365일 산업현장이 멈추지 않는 부산을 대표하는 중견 향토기업.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의 생산능력과 신기술로 국제경쟁력을 갖춘 벤드업계의 정상기업답게 해외 벤드시장의 흐름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81년 입사해 생산부 성형계에서 25년을 지키고 있는 자천타천 ‘성광맨’인 강상근씨(50)는 힘든 표정 대신 모처럼 5일간 연휴로 고향에 갈 마음에 들뜬 미소를 지어보였다.
강씨는 “요즘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등 어려운 근무 세태는 우리 회사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매일 매일 계속되는 야근에도 수출역군이라는 자부심 때문에 지칠줄 모르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고 자신감있게 말했다.
최근 3년간 조선 업계의 호황과 고유가에 따른 중동 특수 등에 힘입어 대기업들의 해외 플랜트 수주가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나면서 성광은 세계 50여개국을 대상으로 비약적인 수출 신장세를 기록하는 등 세계 1위 벤드업체로 등극해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4년 1200억원 매출로 1000억원 매출시대를 연 이후 불과 3년만인 내년엔 2000억원 매출을 넘보는 제2의 도약을 선언해 놓고 있다. 올해는 매출액 1800억원, 당기순이익 190억원, 7000만달러 수출탑 수상을 위해 노사가 함께 뛰고 있다.
성광은 이미 내년 상반기까지 납품 잔량 1500억원과 수출 예약분 4000만달러를 확보하는 등 멈출줄 모르는 성장세 때문에 생산직 전원이 올들어 격주 휴무도 반납한채 밤낮으로 즐거운 강행군을 해오고 있다. 밀려오는 수출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최근에는 본사 공장 옆에 있는 8000평 규모의 증설부지를 추가로 마련했다.
이 회사 안태일 이사는 “조선업 호황에 따른 수주잔고 증가와 중동특수에 따른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확대에 따라 매출호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공장 라인에도 부가가치가 높은 36인치(구경 90㎝)이상 석유화학 플랜트용 스테인리스·합금강 제품의 생산공정을 추가 증설, 추석 이후 본격 생산체제에 돌입해 수익성은 물론 올해 매출목표 초과 달성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62년 안갑원 회장이 성광벤드공업사로 창업한 이 회사는 2003년 이후 안재일 사장이 2세 경영에 나서면서 도약기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사장 취임 전인 2003년 826원이었던 주가가 5000원대로 회사의 주가가 6배 이상 급등한데다 최근에는 홍콩계 펀드인 제이에프에셋 매니지먼트가 성광벤드 지분 7.13%를 장내 매수하는 등 경영실적은 물론 기업 평가에서도 내실성장이 입증되고 있다.
성광은 세계적 기술력 만큼이나 노사관계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지난 73년 국내 최초로 용접용 관이음쇠 엘보성형에 관한 특허를 받은 이후 실용신안 등록과 발명특허, 미국석유협회 인증서 등을 획득할 정도로 세계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노사관계도 지난 75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연속 무파업 기록을 유지할 정도로 회사의 큰 자랑거리다.
안사장은 “제2 도약을 위해선 신기술 개발을 통한 국제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상품개발과 세계시장 공략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victory@fnnews.com 이인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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