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이직 유감/김재후기자

파이낸셜뉴스       2007.01.11 17:20   수정 : 2014.11.13 18:13기사원문



최근 증권가의 한 유명 애널리스트가 22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증권사에 둥지를 튼 것을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유가 무엇이든 이직은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권에 속하기 때문에 제3자가 나서 함부로 비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증권업계 스스로 반성할 필요는 있다. 애널리스트 등의 빈번한 자리 이동은 증권사가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외환위기 이후 자체적으로 애널리스트를 양성하지 않았다. 필요하면 그저 다른 회사에서 데려오면 됐다. 애널리스트를 육성하기보다 숙달된 인력을 ‘데려오면 된다’는 풍토 속에서 10년이 지나자 애널리스트 숫자는 늘지 않은 반면 시장이 커지면서 ‘구인난’에 빠졌다.

때문에 언제인가부터 증권사들은 애널리스트를 영입하는 데 프로야구선수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을 쏟아부어야만 했다. ‘빼앗은 쪽’과 ‘빼앗긴 쪽’ 모두 씁쓸한 모습으로 말이다.


문제는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고 데려온 애널리스트들의 결과물이 신통치 않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는 점.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애널리스트에게 고액 연봉을 지급하는 이유는 ‘수급’ 상황이 안 맞기 때문”이라며 “대졸 입사자를 증권사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교육시킨다면 누구든지 애널리스트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증권사들의 근시안적인 인력 운영 계획이 애널리스트의 ‘몸값 거품’을 만든 것이다. 증권사들이 잘못된 인력계획을 반성하고 수정하기는커녕 ‘여전히’ 자리를 옮긴 사람을 탓하고 있을 때 자본시장의 미래는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hu@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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