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자동차부품 OEM 수출 증가 전망
파이낸셜뉴스
2007.05.14 17:04
수정 : 2014.11.06 00:37기사원문
자동차부품 업종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시 ‘관세장벽’ 붕괴로 인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 중 하나다.
FTA 타결로 10%대에 달하는 EU지역 자동차 수입 관세가 사라지면 국내 완성차 수출이 탄력을 받게 되고 국내 부품업체들의 ‘동반 수출신장’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유럽 OEM시장 개척 기회로 삼는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KOTIS)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 실적은 102억2983만달러로 사상 처음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중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은 44억8103억달러로 가장 높은 비중(43.8%)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북미, EU, 중동 등의 순이었다. 특히 EU지역으로의 수출은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3년 6억2271만달러에서 2005년 11억2838만달러, 지난해에는 18억3890만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이에 비해 지난해 자동차 부품 관련 국내 총 수입 규모는 총 33억9441만달러로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이 15억 5891억달러(45.9%)로 가장 많았고 EU, 북미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EU FTA 체결이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의 EU 진출을 더욱 활발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양국간 자동차 수입 관세가 사라지면 완성차는 물론 부품업체들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재 2.5∼4.5%대의 자동차 부품관세가 철폐되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강화돼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미국 ‘빅3’에 편중되어 있는 OEM 수출도 유럽지역 주요 업체들로 점차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업체들은 벌써부터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며 전략 마련에 나섰다.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에 내·외장 램프를 수출하고 있는 ‘일흥’ 관계자는 “한·EU FTA 체결로 수출량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올해 안에 EU지역 법인화 추진과 함께 물류 창고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적극적 R&D로 유럽산 역공 대비해야
반면 일각에서는 가격 경쟁력 이외에 협력업체와의 돈독한 파트너십과 기술력을 중시하는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의 특성상 국내업체들의 시장 개척이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통합시장인 EU의 특성상 언어와 유통구조가 지역마다 다른 점도 걸림돌로 지목됐다.
르노와 볼보 등에 키셋과 스위치류를 납품하고 있는 ‘신창’ 관계자는 “최근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도 원가 경쟁력을 중시하는 소형차 생산 업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소싱체제를 도입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상당수 업체들이 기술력과 돈독한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성향이 강해 국내업체들이 새롭게 시장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한·EU FTA 체결시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운 유럽산 자동차 부품들이 국내 시장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아직까진 기술 격차 등으로 인해 국내업체들이 유럽 제품과 정면으로 맞서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향후 첨단 제품으로의 시장 확대 과정에서 유럽 제품과 부딪쳐야 할 상황이 벌어진다면 국내산 제품의 경쟁력이 여러모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공업협동조합 김산 부장은 “EU FTA 체결 이후 국내 완성차 업계가 기술개발을 통해 첨단부품을 국산화 하는 데 힘쓰기보다 ‘보쉬’, ‘지멘스’ 등 유럽 부품 업체들이 개발한 부품을 좀더 싼 가격에 구매해서 쓰는데 안주하게 된다면 자칫 국내 부품 산업 전체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부품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한국산업연구원 조철 연구원은 “국내 부품업체들이 한·미에 이은 한·EU FTA 체결 이후에도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첨단 기술 분야와 관련된 연구개발(R&D)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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