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파이낸셜뉴스
2007.07.12 20:17
수정 : 2014.11.05 11:00기사원문
해리가 성장할수록 이야기도 성장한다. 해리 포터 시리즈 1편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 때 해리 역의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귀엽고 앳된 소년이었다. 시리즈가 지날수록 점점 골격을 갖추기 시작한 그는 5편에서 어엿한 청년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리즈의 1편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는 해리가 처음으로 인간 세상과 다른 마법 세계를 접하면서 느끼게 되는 신기함이나 그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었다면, 이제 5편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에 이르러서는 좀더 복잡하고 정치적이며 때로는 철학적인 이야기까지 그려내고 있다.
불사조 기사단은 14년 전 볼드모트로 대변되는 악의 무리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밀단체로 몰리, 아서, 시리우스 등이 주축이다. 해리의 돌아가신 부모 역시 불사조 기사단이었고 시리우스는 이들의 절친한 친구였다.
이번 시리즈에 새로 메가폰을 잡은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은 점점 어른이 되어 가는 아이들이 성인의 한계가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면서 결국 세상살이가 얼마나 고달픈 것이고 인생은 결국 혼자 헤쳐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이번 영화의 함축적인 주제라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인간의 정치세계와 다른 바 없는 마법세계의 권력 암투를 보여주고 그 권력을 지켜내기 위해 마법학교를 통제와 규제로 다스리는 독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가하면 사춘기에 접어든 해리는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악의 무리들과 싸워나가며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랑과 우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이제 더 이상 ‘어린이를 위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만을 위한 동화’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또 영화 내내 관객에게 교훈을 심어주겠다는 제작진의 의지도 과도하게 느껴진다.
물론 오락영화라고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꿈과 환상이 가득해야할 이런 영화를 보면서도 계속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들어야하는 것은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피곤한 일이다. 전체관람가. 11일 개봉.
/jyl@joynews24.com 이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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