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주식부호 새 역사 쓰다

파이낸셜뉴스       2007.10.23 22:39   수정 : 2014.11.04 21:11기사원문



1997년 7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등 등 8명의 '박현주 사단'과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캐피탈를 설립한다. 11년의 증권사 샐러리맨 생활을 청산하고 그동안 모은 연봉과 성과급등 모든 재산을 털어넣어 경영자의 길에 접어든 것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 금융사에서 좀처럼 찾아볼수 없는 전인미답의 신화를 쓰고 있다는 박회장과 미래에셋 그룹의 족적을 추적해본다. 편집자주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이 대한민국 주식부호의 역사를 새로 쓸 전망이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상장사인 미래에셋증권 주가가 급등하며 지분가치도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래에셋생명등 비상장사의 주식가치까지 감안하면 박회장의 재산은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고 있다.

이로써 그동안 그룹 총수나 일부 벤처기업가들의 경연장이었던 주식부호 반열에 박현주 회장이 명함을 내민 것은 물론 수위 자리까지 넘 볼 태세이다.

일부에서는 가치추정이 힘든 비상장 계열사까지 포함할 경우 박 회장이 금융권을 넘어 국내 기업가를 통털어 이미 주식부호 1위 자리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비상장이지만 업계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폭발적인 수탁고 증가와 높은 성장성 때문에 시장에서는 기업가치가 최대 3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포함할 경우 박 회장 개인의 지분가치는 최대 3조∼3조8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년만에 이뤄낸 엄청난 성과다

■박현주회장, 주식 부호 1위 가능할까

박현주 회장은 현재 비상장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미래에셋증권(상장) 지분 39.74%와 장외기업인 미래에셋생명 지분 59.67%를 갖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박 회장이 34.77%(6월30일 기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미래에셋증권 지분가치는 1조7696억원, 미래에셋생명의 지분가치는 2조1901억원으로 합계 3조9598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박 회장의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은 1조3769억원이다.

이는 물론 비상장사인 미래에셋생명의 지분을 포함한 수치지만 이들 기업에 대한 박회장의 지분 평가액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재벌 총수들과의 경쟁구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벌닷컴(www.chaebul.com)에 따르면 23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국내 주식부호 1위는 3조6945억원으로 평가(상장사 기준)된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가 차지했다. 2위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3조425억원으로 집계됐다.

2위와 3위의 격차는 더욱 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2조876억원으로 3위,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2조813억원으로 4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조6419억원으로 6위에 그쳤다.

금융권에서는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이 7473억원으로 21위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한국금융지주의 지분 20.94%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재벌총수 역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가치까지 고려하면 박현주 회장과 재산규모에서는 박빙의 승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권 인사중에서는 박회장이 단연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박회장의 지분가치는 이미 금융권을 통털어 가장 높을 것"이라며 "비상장 계열사가 상장될 경우 박 회장의 지분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국내 1위도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운용, 3조원 가치?

박현주 회장의 진가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가치평가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의 65.22%를 소유하고 있다.

미국과 달리 국내의 경우 자산운용사가 상장된 사례가 없어 운용사의 가치를 산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하나대투운용 및 랜드마크자산운용등 다른 운용사의 매각 사례, 수탁(순자산)규모, 유사 업종인 증권사들의 시장 평가 수준, 브랜드 인지도, 성장성 등을 고려하면 비교적 합리적인 가치를 산출할 수 있다.

B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운용사의 경우 순자산총액(AUM)이 가치를 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며 이때는 펀드 종류별로 운용사의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가중치를 각각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최근 매각된 대한투신운용과 랜드마크자산운용의 거래 당시 가격, 유사 수익을 내는 증권사들의 주가수익배율(PER)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계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이런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적용해 계산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기업가치는 총 2조7100억원 정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달초 분석 당시 적용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 규모 45조9060억원, 가중치는 주식형 1, 이보다 수익에 덜 보탬이 되는 채권형은 0.22, 혼합형 0.65 등을 각각 적용한 결과이다. 또 대투운용 매각 가격(51%, 1800억원)과 랜드마크운용 매각가격(100%, 3250억원), 타 증권사들의 주가수익배율(PER) 수준 등도 함께 고려했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와 운용시장의 성장성 등까지 감안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가치는 3조원에 육박할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순자산 규모가 4조원이 넘는 맵스자산운용까지 포함하면 운용사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여기에다 순자산가치가 최근 55조원으로 분석당시보다 10조원가량 증가한 점과 총자산 73조원인 외환은행의 시가총액이 9조원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가치는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해진다. 이럴경우 박회장의 지분가치는 약 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C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박현주 회장이 미래에셋증권과 생명보험, 자산운용 및 맵스자산운용을 직간접적으로 소유한데 따른 지분가치는 약 2조5000억에서 최대 3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다만 이 수치는 공정한 시장가치가 나오는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고는 추정치여서 분석하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비상장기업으로서 계산에서 뺀 미래에셋캐피탈 등의 지분가치까지 더할 경우 훨씬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sykim@fnnews.com 김시영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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