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황·청·백’ 얼굴색에 건강 보여요

파이낸셜뉴스       2007.10.31 16:59   수정 : 2014.11.04 20:37기사원문



얼마 전 북한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TV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을 본 전문가들은 그의 안색을 보고 건강 이상설을 제기했다. 얼굴을 통해 건강 상태를 읽는 것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인류 공통’의 건강 식별법 중 하나였다. 사람의 얼굴빛 하나만 보더라도 평소 건강 변화를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얼굴색으로 나타나는 건강 이상신호에 대해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류지호 원장에게 들어본다.

■赤(적):붉은 얼굴 안면홍조

술을 한잔만 마셔도 얼굴이 심하게 붉어지는 사람이 있다. 흔히 술을 마시면 혈액순환이 활발해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잔만 마셔도 금세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일 확률이 많다. 한국을 포함한 동북 아시아인의 20∼40%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늘 얼굴이 벌겋거나 조그만 자극에도 금세 얼굴이 빨개지고 화끈거린다면 안면 홍조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안면 홍조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자극이 심한 연고나 강한 스테로이드제 연고의 무분별한 남용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최근에는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홍조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켜도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우선 외출 시 마스크, 목도리 등을 착용해 찬 바람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또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발라 혈관 확장을 막아준다. 목욕이나 사우나는 가능한 짧은 시간에 끝낸다. 술이나 담배, 맵거나 뜨거운 음식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한번 수축기능을 상실한 혈관은 저절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홍조가 심한 경우라면 브이스타, 퍼펙타 등 레이저 치료가 효과적이다.

■黃(황):누렇게 뜨면 황달 의심

우리가 자주 하는 말 중에 ‘얼굴이 누렇게 떴다’라는 말이 있다. 이 증세는 주로 소화기능의 이상으로 속이 많이 불편하거나 변비가 장기간 이어질 때 생긴다. 또한 숙취가 심하거나 피로가 누적되었을 때도 증세가 나타난다. 한 마디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신호다.

황달은 말 그대로 얼굴과 몸, 그리고 오줌 색까지 노랗게 되는 증상을 말한다. 피에 담즙 색소인 빌리루빈 양이 정상보다 많아져 피부와 점막이 누런 빛을 띠게 된다. 이는 몸 안에서 빌리루빈이 과다 생성되거나 간기능의 장애, 또는 담도가 막혀 빌리루빈이 배설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귤이나 오렌지를 많이 먹으면 카로틴이 축적돼 간혹 피부가 노랗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황달이 아니므로 안심해도 된다.

황달은 안정이 제일 중요하다. 식이요법으로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한다. 지방은 삼가는 것이 좋다. 술은 물론 자극성과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 대신 신선한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 황달로 인해 눈의 흰자부위까지 노랗다면 급성간염이나 담석증일 위험이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靑(청):파랗게 질린 청색증

추운 곳에 장시간 있거나 큰 공포를 느꼈을 때 입술이 파래진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긴다. 하지만 증세가 심하면 위독한 질환을 예고하기도 한다.

청색증은 산소와 결합하고 있지 않은 환원 헤모글로빈의 양이 혈액 100㎎ 당 5㎎ 이상으로 증가할 때 나타난다. 쉽게 말해 혈중의 산소 농도가 저하되면서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상승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주로 호흡기나 심장 이상에 의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청색증의 치료는 원인질환 치료와 함께 산소 흡입이나 강심제 투여 등의 대증요법을 실시한다.

눈 밑이 검푸르게 나타나는 다크서클도 비교적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일반적인 증상이다. 정신적 불안정, 육체적 피로, 수면 부족 등 생체 리듬의 조화가 깨지면 피부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피곤하면 눈이 퉁퉁 붓거나 눈 밑에 그림자가 생기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영양학적으로 철분이 결핍되거나 빈혈이 있을 때 생리 중이나 생리불순일 때 일시적인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다크서클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색소 침착이나 눈 밑에 늘어진 지방 때문에 다크서클이 생기면 전문적인 피부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白(백):얼룩덜룩한 백반증

백반증은 피부에 존재하는 멜라닌 세포가 후천적으로 없어지면서 피부에 다양한 형태의 흰색 반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현재 세계 인구의 1%가 앓고 있다. 국내 환자도 4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부에 나타나는 흰색 반점 이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하지만 얼굴이나 목 등의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대인기피증 등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백반증은 100% 완치가 어렵다. 이 때문에 다른 어떤 피부 질환보다 민간요법이 가장 많고 그로 인한 부작용도 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병원에서의 백반증의 치료는 엑시머 레이저나 자외선 치료가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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