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원액 한국서만 ‘폭리’
파이낸셜뉴스
2007.11.01 20:26
수정 : 2014.11.04 20:30기사원문
코카콜라가 콜라 원액을 국내에만 글로벌 평균 대비 30%포인트 높은 가격에 공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지난 96년 이후 코카콜라가 취한 국내에서의 추가이득은 최소한 6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을 담당하는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역시 코카콜라 본사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호주 코카콜라아마틸이 대주주다.
코카콜라가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한국에만 콜라 원액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방법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30%포인트가량 부당이익을 취한 셈이다.
이는 곧 코카콜라 본사의 이익만 키우고 국내에서 생산을 담당한 코카콜라보틀링의 적자는 양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같은 사실은 코카콜라보틀링을 인수한 LG생활건강이 재무상태를 실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생건이 인수를 위한 실사를 하는 과정에 코카콜라 원액의 가격이 다른 국가의 공급가격에 비해 30%가량 비싸게 책정된 것을 파악했다"며 "원액공급가격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 인수조건으로 코카콜라 원액 가격 현실화를 내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격 수준은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한국코카콜라의 최근 연 매출이 1000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최소한 50억∼100억원씩 지난 12년 동안 600억∼1200억원의 국부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음료에 비해 코카콜라는 생산원가에서 원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코카콜라 본사가 원액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은 코카콜라보틀링이라는 손자회사를 통해 본사의 이익을 높이기 위한 의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코카콜라 관계자는 "원액 수입량이나 공급가액 등은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다"며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코카콜라 본사만 살찌우는 원액가격정책이 지속되면서 코카콜라보틀링의 경우 지난 2003년 이후 매출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적자폭이 늘어나더니 올해 결국 LG생건에 매각됐다.
이와 관련, LG생건은 내년 1월1일 공식 출범에 앞서 연말까지 콜라 원액 가격 현실화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LG생건은 실사 과정에서 원액 가액이 높게 책정돼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인수협상이 원액 가액 조정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생건으로서는 콜라 원액 가격인하 없이 레드오션 이미지가 강한 코카콜라를 인수해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G생건 관계자는 "콜라 원액을 글로벌 평균 대비 높은 가격으로 공급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며 "현재 코카콜라 본사와 원액 가격을 놓고 협상 중이며 연말까지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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