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직영점 위치엔 ‘특별한 이유’ 있다
파이낸셜뉴스
2008.02.04 22:15
수정 : 2014.11.07 13:27기사원문
프랜차이즈 직영점은 브랜드의 얼굴이자 가맹사업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예비창업자들은 본사 외에 직영점을 방문해 방문고객 수, 주고객 연령층, 고객서비스 수준 등을 가늠할 수 있다. 때에 따라서는 경쟁브랜드의 직영점이 위치한 곳에 상권 조사나 시장조사 없이 가맹점을 오픈해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그렇다면 본사의 직영매장들을 어떤 곳에 위치해 있을까.
유동인구가 많고 소비의 중심이 되는 젊은층이 많은 서울 명동과 이대역, 강남이 바로 프랜차이즈 직영점의 각축장이다.
지난해 한국 도넛 시장에 출사표을 던진 GS리테일의 ‘미스터도넛’은 명동에 직영점을 오픈했다. 미스터도넛 측은 “명동은 핵심 타깃층인 10∼30대 유동인구가 많아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할 수 있다” 며 “던킨, 크리스피 등 도넛 업계 1, 2위가 대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명동지역에 출사표를 던져 정면승부를 하기 위함”이라고 직영점 오픈 배경을 설명했다.
SPC그룹은 강남역을 중심으로 대로변에 파리바게뜨, 파스쿠치,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9개 브랜드 점포를 대부분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중심상권에 무턱대고 매장을 열면 실패할 수도 있다. 가맹점주가 부담하기 힘든 임대료와 권리금이 원인이다.
SPC그룹 마케팅 담당자는 “강남대로변에 어머어마한 임대료를 감당하고 성공을 일굴 가맹점주는 없다”며 “이 지역에서 직영점을 운영하는 이유는 이익보다 광고효과 때문이다. TV광고는 15초만 나가면 끝이지만 이곳에선 1년 365일 지속적인 광고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황금상권 대신 핵심 수요층을 겨냥해 직영점을 출점하는 사례도 많다. ‘오피스디포’ ‘알파문구’ ‘드림디포’ 등 문구 브랜드들이 대표적인 예다. 오피스디포는 선릉, 삼성, 교대 등 오피스 타운이나 학원가와 학교주변의 상권에 직영점이 있다.
생맥주전문점, 퓨전 선술집 등 주점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20∼30대 직장인과 학생 고객층을 겨냥해 주로 종로, 광화문 등지와 대학가 상권에 직영점을 두고 있다.
생맥주전문점 가르텐비어는 중앙대 경기 안성캠퍼스 후문 부근에 88평 규모의 직영점이 있다. 20∼30대 젊은층이 주고객층인 가르텐비어는 핵심 고객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 상권에 직영점을 설치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엄청난 임대료 부담을 무릅쓰고 ‘특급상권’을 고집하기보다는 이면상권에 직영점을 여는 사례도 많다. 목동에 직영점은 낸 치킨, 피자프랜차이즈 빈스는 20평 규모에서 현재 일 평균 매출 50만∼60만원을 올리고 있다. 피자헛, 파파존스라는 대형 피자브랜드와 동일 상권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선전이다.
이밖에 치킨매니아도 주변 경쟁업소와 배후지 세대수를 고려해 서울 등촌동에 직영점을 열었다. 권리금이 없어 점포 투자비용이 적은 것도 직영점 입지 선정에 작용했다. 이 업체는 임대료 거품이 많은 특급상권에서 대형 브랜드들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느니 주변의 요지에서 브랜드력을 키워 중심 상권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은 “직영점 개점은 향후 프랜차이즈 사업의 기반이자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며 “예비창업자가 본사를 선정하기에 앞서 직영점을 방문하면 상권을 보는 눈과 운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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