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각가 세키네 노부오전
파이낸셜뉴스
2008.04.28 09:50
수정 : 2008.04.28 09:50기사원문
지난 1993년 서울 신라호텔 본관 앞에 ‘Rainbow’라는 분수조형물을 설치한 작가 세키네 노부오(66). 그의 조각과 ‘위상-회화’ 30여점을 전시하는 ‘일본 조각의 거장, 세키네 노부오전’이 오는 5월13일까지 용산구 이태원동 표갤러리(02-543-7337)에서 열린다.
‘겸손한 천재작가’로 불리는 세키네는 15년만에 조우한 자신의 작품 ‘Rainbow’앞에서 “옛 애인을 만난 듯 한편으론 부끄럽고, 한편으론 가슴이 설레인다”고 말했다. ‘Rainbow’는 시원스런 물줄기가 중앙에서 만남으로써 무지개를 연상시키는데, 동서양을 연결하는 의미라고 작가는 설명했다.
그는 1973년 당시 환경미술이라는 개념이 생소할 때 환경미술 전문 스튜디오를 설립해 환경미술 운동을 펼쳤다. 환경연구소 설립을 토대로 세키네는 일본 도쿄도청사, 토쿄세타가와 미술관과 노르웨이의 오슬로 조형물을 설치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신라호텔의 분수조각과 부산 아시아드 조각광장, 안양골프 클럽의 조형물을 설치했다.
거대한 원통형의 땅을 판 뒤 이 흙을 똑같은 모양과 부피의 원통형으로 세워 네거티브와 포지티브의 형태를 대비시킨 ‘위상-대지’는 그의 대표작. 나무, 돌, 점토, 철판, 종이 등의 소재에 물리적이거나 인위적인 것을 전혀 가감하지 않고 사물을 최대한 본래의 모습으로 등장시킴으로써 자연이 예술을 잉태한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게 그의 미술의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조각과 함께 1987년부터 시작한 ‘위상-회화’를 선보인다. ‘위상-회화’는 하나의 화면 안에 찢고, 긁고, 구멍을 내고, 금박이나 흑박을 붙이는 형식으로 세키네가 창조한 회화다. 이 ‘위상-회화’는 ‘위상-조각’과 형식상으로는 다르지만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noja@fnnews.com노정용기자
/사진=세키노 노부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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