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디밸리골프리조트,돌아서면 다시 걷고 싶은 그린
파이낸셜뉴스
2008.06.12 21:59
수정 : 2014.11.07 01:56기사원문
【제주=이지연기자】 좋은 골프장을 가늠하는 절대 요소중 하나를 꼽으라면 ‘기억성’이다. 코스 한홀, 한홀은 물론 클럽 하우스와 그늘집 등 골프장 곳곳이 머릿속에 또렷이 박히는 코스가 있는가하면 전혀 기억에 남지 않는 코스가 있어서다.
제주도 중문단지에 자리하고 있는 테디밸리골프리조트는 골퍼들의 기억을 반추해내게 하는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제주국제공항에서 내린 뒤 섬을 관통하는 서부관광도로를 따라 30km를 내닫으면 테디밸리골프리조트가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어서 오세요. 주차해드리겠습니다.” 클럽 하우스에 도착하자마자 받게 되는 발렛 파킹 서비스가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클럽 하우스 내부에 들어서면 그랜드 피아노 앞에 앉아 멋드러진 연주 솜씨를 뽐내고 있는 사람 실물 크기의 테디밸리 인형이 시선을 붙든다. 라커룸의 옷장을 열면 앙증맞은 테디밸리 슬리퍼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테디밸리박물관을 운영하는 ㈜제이에스 그룹 소유의 골프장답게 클럽 하우스 곳곳에 테디밸리박물관을 옮겨다놓은 듯한 인테리어 컨셉을 살린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클럽 하우스에서 받았던 강한 인상은 코스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테디와 밸리로 명명된 18홀(파 72·7300야드) 코스는 일동레이크GC, 버드우드CC 등을 디자인한 국내의 대표적인 코스 설계가인 김학영씨의 작품.
그가 밝힌 코스 설계 컨셉트는 ‘사랑스런 애인처럼 돌아서면 다시 만나고 싶은 코스, 우리의 인생길처럼 크고 작은 도전 속에 만나는 성취의 기쁨으로 한홀, 한홀 마음속에 깊이 기억되는 코스’다.
이를 위해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쓰이며 여름철에 특히 빛을 발하는 난지형 잔디인 버뮤다그라스를 국내 최초로 페어웨이에 식재했고 제주 지역의 곶자왈(나무, 덩굴식물, 암석 등이 뒤섞여 수풀을 이룬 곳)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코스 내에 자연생태 통로인 에코브릿지, 에코 터널을 만들어 제주족제비, 노루 등의 야생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자연 친화적인 코스’를 그려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 골프장의 ‘기억성’이 빛을 발하는 이유다.
곶자왈이 우거진 대지 위에 펼쳐진 테디 코스는 제주도 자연경관만이 갖는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코스. 6번홀(파 5)에서는 제주의 자랑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어 골프의 묘미는 배가 된다.
밸리 코스는 팜나무, 삼나무 등이 거대한 2개의 호수와 어우러져 제주도지만 제주도 같지 않은 느낌이 들게 하는 코스다.
13번홀(파 5)은 골퍼의 눈길을 붙잡는 시그네처 홀.
코스 정면으로 산방산과 팜트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가장 이국적인 홀로 손꼽히는 이 홀은 챔피언 티 기준 전장이 612야드나 되는 긴 홀인데다 코스 왼편으로는 해저드가, 오른편으로는 O.B지역이 떡하니 버티고 있어 공략이 결코 만만치 않은 어려운 홀로도 평가받고 있다.
18홀을 지나 이어지는 19번홀(파 3)은 일명 ‘자선 홀’로 불려지는 서비스 홀이다. 18홀을 돌고도 아쉬움이 남는 골퍼들을 위해 마련된 이 홀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플레이를 하는 골퍼들이 낸 만원을 차곡차곡 모아 마련하게 되는 자선기금은 제주의 발전을 위해 기부된다고 하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기분 좋은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9월 개장한 테디밸리는 오픈 이후 홍콩 디스커버리베이GC를 비롯해 일본 가고시마공항 36CC, 하와이 호놀룰루CC 등 해외 명문 골프장과 제휴를 하면서 회원들이 제휴 골프장에서 회원 대우를 받으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회원 서비스를 강화하기도 했다.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마저도 기억성이 빼어난 골프장, 오래 기억하고 싶은 애인같은 골프장이 되기 위한 시도는 현재 진행형이다.
◆골프장 가는 길
서울-제주간 국내선을 이용한 뒤 서부관광도로를 타고 30분 정도가 소요되며 제주 중문 단지로부터 5분 거리다. 해발 190m의 32만평 부지 내에 위치해 제주 내에서도 안개와 바람, 눈의 영향이 가장 적은 자연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골프 코스 19홀과 호텔 72실, 드라이빙레인지, 실내스크린 연습장 등의 부대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며 그린피는 주중 10만 9000원, 주말 14만 1000원이다. 밸리 코스에 9홀 라이트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해가 진 이후에도 라운드가 가능하다.
/easygolf@fnnews.com
■사진설명=산방산과 철쭉이 절묘한 하모니를 그려내는 시그네처 13번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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