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게임들의 화려한 귀환, “이번엔 공짜”
파이낸셜뉴스
2008.07.07 19:14
수정 : 2014.11.07 00:16기사원문
예전의 대작 게임들이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전과는 다르다. 이번엔 ‘공짜’다.
넥슨은 오는 8월 1일부터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를 정액제에서 ‘부분 유료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부분 유료화란 게임 자체는 무료로 서비스하되,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서비스나 아이템을 이용자들에게 판매해 수익을 내는 게임 운영 방식이다. 정식서비스 4주년을 맞은 넥슨의 마비노기는 만화같은 분위기의 게임 속에서 높은 자유도를 제공해 게이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작품이다. 넥슨은 지금까지 일정 금액을 받고 제공해오던 프리미엄 서비스를 모든 유저들에게 제공하는 대신, 내달중 게임 내에 캐시숍을 선보이기로 했다.
지난 5월에는 그라비티가 ‘라그나로크’의 신규 서버의 부분 유료화를 선언해 화제가 됐다. 라그나로크는 전세계 62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한때 세계 온라인 게임의 ‘트렌드 세터’였던 대작이다. 그라비티는 기존 서버들의 정액 요금제는 유지하되,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바포메트’ 등 서버 2개를 무료로 오픈하는 대신 약 215개의 캐시 아이템을 도입해 수익원으로 삼을 예정이다.
또 수익 면에서도 낫다는 계산이다. 서비스를 오픈한 지 시일이 지나 휴면계정이 늘어나고 신규 유저의 유입은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정액제를 유지하는 것보다 유저 수를 늘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거라는 판단에서다. 물론 부분 유료화로 전환할 경우 아이템 수익은 정액제 요금보다 못하지만, 유저가 돌아오고 신규 이용자도 확보돼 아이템 판매가 그 이상으로 늘어나게 될 거라는 계산이다.
문화사회연구소 김성윤 상임연구원은 “아이템의 중요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정액제보다 아이템같은 특정 부분의 유료화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부분 유료화 케이스로는 CCR의 ‘RF온라인’을 들 수 있다. CCR은 아이템이 중요시되는 ‘RF온라인’의 특성을 고려해 2006년 기존의 정액제에서 부분 유료화로 전환했고, 한 달 만에 동시접속자 수가 4배로 늘어나는 성공을 거뒀다. 같은 기간 온라인 게임순위도 부분유료화 시작 전에 비해 40계단 이상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처럼 잘된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J사가 2002년부터 서비스한 V모 게임의 경우 부분 유료화를 거쳤으나 유저 호응이 없어 적자가 심화, 2년 3개월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불운을 겪었다. 업체 관계자는 “부분 유료화의 경우 수익은 아이템 판매로만 이루어지는데, 유저층이 늘어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막대한 적자를 볼 뿐”이라며 “게임 콘텐츠에 자신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성공 가능성은 결코 높지 않다”고 말했다. 대작 게임들의 부분 유료화가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fxman@fnnews.com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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