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사무실 두통-눈 따가움 ‘조심’

파이낸셜뉴스       2008.08.08 16:41   수정 : 2014.11.06 06:58기사원문



중앙냉방으로 에어컨이 나오는 건물은 환기를 제대로 시킬 수 없는 작은 창문으로 돼 있는 경우가 많다. 하루종일 나오는 에어컨을 쐬고 있다보면 머리가 무겁고 목과 눈이 따끔거리면서 괜히 불쾌감이 들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병은 아닌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 없이 컨디션이 나쁜 이 현상은 도심 속 빌딩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밀폐건물증후군’이다.

■꽉 막힌 사무실 머리가 지끈

‘밀폐건물증후군’은 산업병의 일종으로, 밀폐된 실내공간에서 장시간 생활함으로써 생기는 여러 증상을 통칭하는 것이다. 증상은 두통과 눈.코.입의 자극, 인후 건조, 피로, 피부 발적, 현기증 등으로 나타나며 작업능률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감퇴되며 정신 피로를 일으킨다.

특히 요즘처럼 날이 더워져 창문을 꼭꼭 닫고 에어컨을 가동시키고 일하는 사무실이 많은 경우 밀폐건물증후군 현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늘어난다.

증후군의 특징은 사람들이 건물 내로 들어가면 증세가 나타나고, 밖으로 나오면 괜찮아진다. 또 눈이 따갑다든가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기 어렵고 코 안이 따가우며 자주 막히는 증상도 보인다.

■환기 제대로 안돼 산소 부족

현대식 건물은 대부분 중앙환기식으로 되어 있고 창문을 열 수 없게 돼 있다. 밀폐건물증후군은 이러한 건축구조를 가진 최신의 건물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가운데 밀폐건물증후군이 발생하는 이유는 공기순환이 잘 되지 않아 산소가 부족하고 실내공기가 오염되기 때문이다. 또 실내온도와 습도 등이 인체의 생리기능에 부적합해서 일어난다.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것에는 대표적으로 담배연기가 있을 수 있다. 레지오넬라균이나 곰팡이 등의 세균과 미생물, 휘발성 오염물질, 건축자재에서 나오는 라돈가스등의 화학물질, 그리고 전자파 소음 등이 영향을 준다. 또 여성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배정도 영향을 더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주 공기 쐬어주세요

보통 맑은 공기를 쐬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아파트와 지하철, 자동차안 등 현대인들이 하루 중 80% 이상을 실내공간이다. 일단 밀폐건물증후군으로 판정이 되면, 실내공기를 배출시키는 등 속히 실내 환경을 바꿔주는 게 좋다.

창문을 통한 규칙적인 환기라든가 중앙식 환기의 강화, 금연구역의 확대 등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채광이나 온도(16∼20도)와 습도(40∼60%), 환기와 공기정화 등 근무환경을 최대한 자연환경에 가깝게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완벽한 실내 환경을 갖추기 어려운 여건에서는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 적당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실내 구석구석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청소를 자주해야 한다. 잠깐씩이라도 바깥바람을 쐬면서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으며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밀폐건물증후군을 경험한 환자들은 상당한 불안감을 갖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질병의 원인과 치료방법에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

밀폐건물증후군은 오염물에 노출되었을 때에만 증세가 나타나고, 오염물질을 없애면 증세는 사라지며, 아무런 후유증도 남기지 않는다.

에어컨과 관련된 질환은 한마디로 환경의 변화에 대한 인체 조절기능의 부조화때문이다. 이는 개인마다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과 저항력에 차이가 있다.
몸의 저항력을 키우려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게 좋다.

한강성심병원 산업의학과 오상용 교수는 “담배 피우지 않고 항상 운동하는 사람은 아무리 에어컨 바람을 코 앞에서 쐬어도 냉방병이나 밀폐건물증후군 같은 병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밀폐된 실내공간에서 장시간 생활하면 두통과 눈·코·입의 자극, 인후 건조, 피로 등으로 인해 작업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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