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에 가다
지난 해 우리나를 찾은 외국관광객은 모두 약 689만명. 이로 벌어들인 관광수입은 93억달러로 지난 2007년의 58억달러 보다 35억달러가 늘어났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 나가 지출한 돈은 124억 달러(전년대비 35억달러 감소)에 달한다.
이에 따라 관광수지 적자 규모가 2007년의 101억달러에 비해 70억달러 가량이 줄어 들긴 했지만 지난해도 여전히 31억달러 적자를 나타낸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관광수지 개선에 있어 가장 톡톡한 효자 역할은 무엇일까. 엔화나 달러 강세로 인한 외래 관광객 증가와 내국인의 해외여행자제에 따른 지출경비 감소, 그리고 관광산업 현장의 노력을 꼽을 수 있겠다.
올해 3800억원 매출시현과 입장객 85만7000명 유치 목표 달성을 위해 그야말로 밤낮 없이 뛰고 있는 외화획득의 현장을 찾았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코리아레저(주)의 세븐럭(Seven Luck).
이를 통해 고객에게는 즐거움을 주고 사회에는 기여를, 그리고 직원에게는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아시아 대표 레저기업으로 발전해 간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세븐럭은 서울 강남점 오픈(2006년 1월)에 이어 5월에는 밀레니엄 서울 힐튼점, 그리고 6월에는 부산 롯데점을 잇달아 문을 열었다. 개장 첫 해인 2006년에 1291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에는 3251억원 매출을 기록,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이어 지난해에도 국내경제가 수출난을 비롯한 외화난 등의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3633억 5000만원의 매출을 시현, 당초 목표인 3200억원을 거뜬히 달성했다. 이는 오픈한지 2년 만에 국내 카지노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주자로, 확실하게 자리 매김한 것이라 보인다.
세븐럭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외화획득 노력을 통해, 정부가 올해 세운 외국인 관광객 750만명 유치 목표와 관광수입 100억 달러 달성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세븐럭은 이를 위해 오늘도 바쁘게 뛰고 있다.
세븐럭(Seven Luck)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지난해 달성한 매출액 3600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이 회사가 창출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각보다 엄청나다. 생산 파급 효과는 1조26억원, 소득 파급 효과는 2329억원, 고용 파급 효과는 1만440명, 부가가치 파급 효과는 5241억원에 달한다.
권오남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은 지난 1월 올해 경영목표인 매출액 3800억원 달성에 성공해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 업계 1위 자리를 지켜 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영체질 개선을 위한 '창의 경영' △과감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고객만족 경영 △윤리·투명경영 강화 △성과위주 조직운영 △예산운영 효율화 △무사고의 해 달성 등을 '7대 경영방침'으로 정했다. 올 들어 그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운영 중인 카지노 3개 점이 지난 1월 430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회사 설립 이래 월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
이는 세븐럭 자체의 노력에다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카지노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과 이들의 지출금액이 증가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그동안 서울 강남점의 3층 영업장이 이르면 올 하반기 중 추가로 개장, 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매출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처럼 놀라운 매출 신장의 이면에는 세븐럭만의 굳건한 정보기술(IT)력이 숨어 있다.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켜온 것은 최첨단 IT기술을 동원해 자체 개발한 카지노관리시스템(CMS)의 공로다.
지난해 11월에는 카지노의 본고장인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 카지노 박람회 '글로벌 게이밍 엑스포'(G2E)에 참가, 자체 개발한 CMS 패키지소프트웨어(E-CMS Suites)를 선보이며 세븐럭의 기술혁신 수준을 뽐내기도 했다.
E-CMS는 카지노 지원시스템인 E-Casmans(영업장에서 사용하는 관리프로그램), 객장 모니터링을 위한 E-Pit(고객의 게이밍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력할 수 있게 지원하는 모듈), E-Table(테이블 관리), E-View(경영자정보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있다.
CMS를 통하면 멀리 떨어진 카지노 영업장의 기대수익과 칩(돈 대신 사용하는 패)의 이동상황, 콤프(마일리지 개념의 쿠폰) 제공 현황 등을 본부에서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카지노 3개 점을 코드 등록 하나만으로도 통합 관리하는 게 가능하다. 또한 고객에 관한 기본정보에서부터 게임 내역, 고객의 입출국 및 숙박정보, 마일리지 관련 정보 등에 이르기까지 고객에 대한 모든 자료를 조회하는 CRM(고객관계관리) 시스템과도 완벽하게 연계돼 있다. 모든 영업장의 테이블에 있는 고객들의 게임 성향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븐럭은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6년 미국 CMS 전문업체인 이버슨사와 공동판매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캄보디아의 나가월드 카지노와 제주도 엘베가스 카지노에 E-CMS를 공급했다. 외화획득과 외국 관광객 유치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10월 제35회 관광의 날 행사에서는 '3억달러 관광진흥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카지노업계에선 처음 있는 일로 승용차 1만5000대, 휴대폰 260만대, 반도체 3억개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 쾌거다. 외화가득률로 볼 때 자동차가 71%, 휴대폰이 52%, 반도체가 43%인데 비해 카지노는 94%나 된다는 점에서 카지노는 가히 '초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불릴 만하다.
한편, 서울 강남점에서는 지난해 가을부터 한류스타 송승헌이 주연을 맡은 MBC 인기드라마 '에덴의 동쪽'이 촬영되고 있어 일본 관광객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 드라마가 일본과 중국에 수출될 경우 관광객 유치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세븐럭은 대중에 더 다가서고 사업기반을 지속적으로 키워 국내외 카지노 리조트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딜러 아카데미 개설 등을 통해 전문인력을 해외로 내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외국인 이주노동자 가정에 대한 지원과 소외계층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벌이고 있다.세븐럭 신윤석 홍보팀장은 "매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안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2010년까지 관광공사 지분 49%를 매각하기 위해 올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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