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이 시들시들한 ‘뿌리’
파이낸셜뉴스
2009.04.27 18:10
수정 : 2009.04.27 18:10기사원문
‘뿌리 쪽이 덜 커지면서 힘이 없습니다.’
클리닉을 찾은 김모씨(42·회사원)는 음경의 뿌리 쪽 발기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K씨는 엎드려서 방바닥에 음경을 비비면서 자위행위를 즐겼다. 골반 뼈 밑에 있는 음경의 뿌리가 눌리면서 야릇한 감정을 즐겼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K씨는 발기할 때 고추의 뿌리 쪽이 유독 가늘어 보여 클리닉을 노크했다.
육체적으로 성(性)적 자극을 받거나 정신적으로 흥분이 되면 신경전달물질이 머리에서 신경을 타고 음경으로 도달한다. 음경이 이 신호를 받으면 음경 내의 혈관과 근육이 팽창되어 혈액이 음경으로 빠른 속도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유입된 혈류가 음경에 고여 음경이 딱딱하게 발기된다.
혈액이 음경으로 들어오는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유입된 혈액이 음경 밖으로 빠지지 않고 음경에 지속적으로 머물러 있어야 음경의 강직도가 유지된다.
특히 음경의 뿌리 쪽은 음경의 발기에 독특한 역할을 한다. 이 부분은 좌골해면근육과 구해면체근육이라는 근육들에 싸여있다. 이 근육들의 기능은 음경에 압력을 가하여 혈액이 음경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이 부분이 약해지면 혈액이 쉽게 빠져나가 음경의 발기가 사그라지게 된다.
K씨의 증세는 바로 정맥성 발기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K씨의 경우 발기의 기전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하는 아주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면 정상을 회복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치료가 잘되지 않거나 성 불구자가 되고 만다.
따라서 음경의 발기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몸 전체의 혈액 순환을 좋게 하여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해야 한다. 운동과 금연은 필수다. 흡연은 혈액 순환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살이 쪘으면 비만을 치료해야 한다. 골반근육 운동, 즉 항문 괄약근을 오므리는 운동은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남성 성 기능에 관련된 이상한 조짐은 항상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그리고 조기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남성의 전반적인 건강과 관련이 있으며 또한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립의료원 의정부병원 병원장 김영찬 youngchan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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