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떠야하는 속도 V1
파이낸셜뉴스
2009.05.10 11:30
수정 : 2009.05.10 11:14기사원문
공항에 가면 가장 인상 깊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일직선으로 뻗어 있는 활주로다. 활주로는 비행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으로 기본 ‘활주로(RunWay)’와 여유 공간인 ‘과주대(Overrun Area)’로 구성됐다. 이들을 합쳐 착륙대(Landing Area)라고도 한다. 착륙대는 그 규모에 따라 A등급에서 J등급까지 나뉜다. A등급의 경우 활주로 길이가 2550m 이상 되는것을 말하며 J등급은 100∼500m인 활주로다.
보통 활주로는 비행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한 충분한 거리가 준비돼 있지만 비행기는 때로 이륙을 포기하기도 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이륙하기도 한다.
비행기는 활주로에 이상 물체가 있거나 제트엔진에 새와 같은 이물질이 들어가 고장이 나는 경우, 그리고 비행기의 고장으로 인해 정상적인 비행이 어려울 경우 이륙을 포기한다.
비행기가 이륙결심속도 V1을 지나게 되면 비행기의 기수가 들려 이륙을 시작하는 속도를 지나게 된다. 이때 속도를 이륙전환속도(VR)라 한다. VR을 지날 때 조종사는 조종간을 당겨 기수가 들리도록 해야 한다. 기수를 들지 않으면 역시 비행기는 활주로와 착륙대를 벗어나게 된다.
V1과 VR을 지나 비행기의 기수를 들고 나면 안전하게 이륙을 계속할 수 있는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비행기의 속도가 떨어지면 비행기는 이륙을 하기 위한 충분한 양력을 얻지 못해 날지 못하고 계속 질주해 결국은 착륙대를 이탈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너무 엔진 출력을 높여 속도를 높이게 되면 지난친 양력의 발생으로 비행기 동체에 무리가 생겨 사고가 날 수 있다. 이때의 속도를 이륙안전속도(V2)라고 하는데 전체 이륙구간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 속도에 도달해야 한다.
이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4∼5분 사이로 비행기가 이착륙 하는데 가장 위험한 시기이며 비행기 사고의 대부분이 이 시간대에 발생한다. 때문에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가 가장 많이 신경쓰고 긴장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일단 비행기가 이륙하게 되면 안전한 비행을 위해 고도를 지속적으로 상승시키는 단계가 이어진다. 일반 비행 때보다 무거운 기체를 일정 고도로 올리기 위해 플랩을 이용해 양력을 증가시키고 엔진 역시 더욱 강한 추력을 내 계속 상승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일정 속도로 목적지까지 순항 비행을 하게 된다. 이때의 속도를 순항속도(Cruise Speed)라고 하며 비행기의 성능에 따라 고속 순항 속도 및 장거리 순항 속도로 비행하게 된다. 고속 순항 속도는 마하 0.8∼0.84로 비행하는 것을 말하며 장거리 순항은 마하 0.62∼0.65 사이로 비행하는 것을 말한다.
(글 : 양길식 과학칼럼니스트, 자료제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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