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폰’..줄을 서시오!
파이낸셜뉴스
2009.09.07 17:47
수정 : 2009.09.07 17:47기사원문
“임대폰이요? 기다리셔야 하는데요. 지금은 물건이 동나서요.”
요즘 이동통신사에 가서 임대폰을 찾으면 이런 대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휴대폰 사용자들이 제품을 잃어버리거나 고장이 나 사용할 수 없을 때 임시로 빌려 쓰는 임대폰이 요즘 ‘품귀’다. SK텔레콤, KT, LG텔레콤에 따르면 7일 현재 임대폰을 이용하려면 길게는 4∼5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임대폰 보유 물량이 적은 KT는 서울 전 지역에서 임대폰 보유량이 동난 것으로 나타났다.
KT 역시 일반고객에 대해 임대 15일 이후부터 매일 200∼300원씩 받았던 임대료를 지난 4월부터 100∼200원으로 낮췄다. 비슷한 임대료를 부과하고 있는 LG텔레콤은 1년 동안 임대폰을 이용하면 해당 임대폰을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구매할 수 있는 혜택도 주고 있다. 임대폰은 중고폰을 재활용하지만 부품이나 배터리를 새것으로 교체해 제공하기 때문에 쓰던 휴대폰 대신 임대폰을 수개월씩 사용하는 이들도 적잖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렇게 되자 새폰 구매시기를 늦추고 임대폰을 찾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하반기 들어 보조금 조건이 악화되면서 보조금 조건이 좋아질 때까지 새폰 구입을 미루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름휴가철 휴대폰 분실·고장이 급증한 것도 임대폰 수요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임대폰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1월 대비 7월의 임대폰 대여 건수는 SK텔레콤이 53%, KT는 40%, LG텔레콤은 83%나 급증했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은 임대폰 공급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KT는 임대폰 추가확보 물량을 향후 월 1만대로, 지금보다 3배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현재 8만대의 임대폰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올해 연간 기준 15만대의 새 임대폰을 기존 제품들과 교체해 나가고 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휴가철 이후 크게 늘어난 수요와 경기침체 속에 새 제품을 사지 않고 장기적으로 임대폰을 이용하려는 고객들로 인해 일시적으로 임대폰 물량이 달리고 있다”며 “예년보다 임대폰을 더 많이 확보해 고객 불편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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