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매독에 잘 걸리지 않는다?

파이낸셜뉴스       2010.01.14 17:26   수정 : 2010.01.14 17:26기사원문



흔히 ‘여성은 매독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매독은 남성이 많이 걸리는 성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본지가 최근 6년간 치료받은 매독 환자를 분석한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30%가량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여성 매독 발병 1위

20∼40대 여성들은 같은 연령대 남성에 비해 매독 발병 횟수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 전염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매독(1, 2기)환자는 총 701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성이 3044명이었으며 여성은 3969명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 여성이 1607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남성 772명, 30대 여성 769명, 40대 여성 719명 순이었다. 매독환자 발생 상위권에 20∼40대 여성들이 몰려있는 것이다.

여성의 매독 발병률이 높은 것은 신체적 이유보다 심리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앙대학교의료원 비뇨기과 이신영 교수는 “여성의 매독 발병률이 높은 것은 남녀간 육체적인 차이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들은 성병이 생겼을 때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을 꺼리지만 여자는 결혼이나 임신 전 여러 검사 등을 통해 성병을 확인하고 치료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동서신의학병원 감염내과 이은선 수간호사는 “여성은 임신 전 부인과 검사를 받으면서 매독 등의 성병을 발견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6년동안 지역별 매독 발병은 서울이 1574명으로 최고였고 경기 1321명, 전북 558명, 경남 554명 등의 순이었다.

■매독 원인과 증상, 치료는

매독은 트레포네마 팔리둠이라는 세균에 의해 감염되는 질환이다.

1기, 2기 매독 감염시 전염력이 가장 강해 1회 접촉시 50∼60%의 유병률을 보이지만 만기 매독은 거의 전염력이 없다.

이 질환은 일반적으로 성관계 후 평균 3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특히 치료받지 않더라도 2∼6주 후 자연스럽게 없어져 잘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1기 매독은 성 접촉 후 균이 침범한 부위에 별다른 통증없이 달의 분화구처럼 보통 1개의 단단한 궤양이 나타난다. 궤양은 남자의 경우 음경, 귀두 등에, 여자는 자궁 경부, 음순, 요도개구 등에 발현한다. 여자는 이같은 증상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궤양은 치료하지 않아도 3∼8주 후에 자연 소실되며 2기 매독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매독균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

2기 매독은 보통 1기 매독 증세가 사라진 후 3∼6주에 자각증상 없이 나타나며 아주 다양한 피부병변을 보일 수 있다. 또한 피부 발진, 고열, 탈모, 편도선염이나 다른 독감의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2기 역시 대부분은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나가게 된다.

그러나 매독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균이 뇌나 신경 등에 들어갈 경우 치료가 매우 어렵고 정신병이나 백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독은 페니실린으로 치료한다. 매독 치료를 받았다면 3∼6개월이 지난 후 반드시 혈액검사를 받아 경과를 확인해야 한다.


매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배우자도 함께 치료받는 것이 좋다. 성관계시 콘돔을 사용했다고 매독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성원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콘돔은 음경과 질을 통한 전염을 막을 수 있지만 음낭 등의 다른 부위는 전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talk@fnnews.com 조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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