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교수 “금융위기는 혁신기법 오·남용 결과”
파이낸셜뉴스
2010.04.28 12:00
수정 : 2010.04.28 21:04기사원문
박윤식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28일 “금융위기의 원인은 잘못된 정부 정책 이라기 보다는 세계적인 금융업체들의 금융기법 오·남용의 결과”라면서 “결국 글로벌 금융업체들의 투기와 과욕을 막는 방법으로 금융개혁이 단행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날 열린 ‘제11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과 함께 향후 금융개혁 방향을 이 같이 진단했다. 그는 “향후 6개월여의 논의를 거쳐 오는 11월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건설적인 개혁안이 도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금융위기의 원인과 관련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금융업체들이 새로운 금융기법으로 도를 넘어선 수익창출 경쟁과 투기에 나섰기 때문”이라면서 “부채담보부증권(CDO)과 같은 혁신적인 금융기법이 부실한 담보를 포장하면서 ‘마술’처럼 거대한 수익을 창출했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메릴린치의 경우 지난 2004∼2007년 1500억달러 CDO를 발행해 50억달러의 수수료를 손에 넣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CDO가 부실한 담보를 기반으로 조성됐고 신용평가회사 등 다양한 금융기관들이 여기에 동조하면서 ‘거품’을 키운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 초 메릴린치가 발행한 15억달러 규모의 CDO는 ‘BBB’의 낮은 등급을 받은 담보를 기반으로 했다. 그러나 메릴린치 CDO의 90%는 ‘A’ ‘AA’ ‘AAA’의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 증권으로 돌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월가와 신용등급회사가 부실담보를 우량한 증권으로 바꾸는 결탁에 나섰다는 진단이다. 이로써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주요 금융기관은 10배 이상 자산이 성장했고 이 기간 신용평가기관의 수익 역시 2배 이상 늘어나기에 이르렀다.
박 교수는 “21세기 월가에서 중세시대 금을 만들려고 했던 것과 같은 과욕과 투기현상이 벌어졌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금융업체들의 과다한 수익에 대해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고 이들이 투기적인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자는 금융개혁안을 제안했다./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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