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노윤호·안재욱 내세운 공연장엔 中·日 관객 북적
파이낸셜뉴스
2010.10.04 17:44
수정 : 2010.10.04 17:44기사원문
문화·관광레저업계가 중국·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국내시장에서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화·관광레저업계는 아직 중·일 시장 공략이 걸음마 단계이지만 중·일 관광객이나 중·일 시장이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 781만여명 가운데 중·일 관광객은 440만명으로 그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그럼에도 숙박, 음식, 교통 등 우리의 열악한 관광인프라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러한 노력마저도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일본인 찾아가는 공연·영화업계
공연계는 한류 스타를 앞세워 중국·일본 관객을 유치하는가 하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으로 둥지를 옮기기도 한다. 스테디셀러 상품으로 외국인 마케팅도 벌이기도 하고 직접 중국, 일본 등 해외에 뛰어드는 제작사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개막한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는 공연마다 일본어 자막 서비스를 보일 정도로 일본 마케팅이 적극적이다. 한류 스타 안재욱을 주인공으로 기용한 것부터 중국, 일본인 관객 공략차원에서였다. 동방신기 리더 유노윤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뮤지컬 '궁'도 일본, 중국 관객을 노리고 있다.
해외 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공연 제작사들도 있다. 미국 브로드웨이를 겨냥한 제작사도 있지만 상당수는 아시아 공략을 더 현실적으로 본다. 비아시아권의 경우 자막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그만큼 리스크가 있는데다 한국 창작물의 경우 정서적으로 아시아 관객에 더 설득력이 크다는 판단이다.
'명성황후' 제작사 에이콤의 경우 장기적으로 일본이 국내 시장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보다 시장은 10배 이상이지만 라이선스 작품 위주로 뮤지컬 공연을 올리는 일본에선 웰메이드 한국 창작물의 성공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 최인호 원작의 '몽유도원도'를 한·일 공동으로 제작해 한·일 동시 공연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
영화업계에서는 일본·중국 등의 제작사와 합작해 영화와 시나리오를 제작하는 형식으로 공동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일본 제작사 어뮤즈, 파라마운트 재팬이 주축이 돼 내년 상반기쯤 영화 '온천(가제)'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시나리오가 개발 단계이며 올해 말까지 프리프로덕션을 마무리하고 내년 1·4분기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 쪽에서는 공리와 유덕화가 출연하는 '왓 위민 원트(2000년)'의 리메이크작 촬영을 마친 상태다.
■레저업계, 중국어 교육에 요리사까지 영입
레저업계도 최근 환율하락과 한류열풍으로 급증하고 있는 중·일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명그룹은 계열사 여행부문 강화에 나섰다. 산하 여행사인 대명코퍼레이션이 지난 8월 초 문화체육관광부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 자격을 취득하고 직접 모객에 나섰다.
대명리조트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주로 서울-강원-서울 투어를 하다가 중간에 하루정도 투숙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데 이번 국경절 기간에는 수도권 관광호텔 수요 급증으로 인한 객실난으로 대명리조트 양평과 홍천 비발디파크에 평소 50∼100명보다 급증한 400명이 투숙했다"고 말했다.
현대성우리조트는 중국, 대만, 홍콩 등 각 지역 여행사와 연계하여 아시아 지역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또한 중문, 일문, 영문 안내책자를 새롭게 개정하여 외국인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추후 중국어, 일본어 홈페이지를 오픈할 예정이다. 까다로운 중국인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상하이 요리와 쓰촨요리를 전공한 특급 호텔 요리사 출신을 영입하기도 했다. 현대성우리조트는 9월말 기준 1만6000여명이던 중화권과 일본 관광객이 본격적인 스키시즌이 시작되는 연말이면 3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제주도 골프업계는 지난 8월 중국, 일본 등 해외 마케팅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TF에는 나인브릿지GC를 비롯해 롯데스카이힐CC, 라온GC, 엘리시안CC, 캐슬렉스CC 등 15개의 골프장이 참여하고 있다.
■숙박·항공권 등 인프라 개선 시급
21세기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신성장동력을 논의할 때 꼭 들어가는 산업이 바로 관광산업이다. 관광산업은 매출 대비 순이익률이 제조업에 비해 월등히 높다.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관광업을 국가적인 정책사업으로 추진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관광 인프라는 여전이 열악한 실정이다. 특히 성수기에는 중·일 관광객이 한국에 여행오고 싶어도 항공권과 숙박 문제 때문에 무산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실제 한국의 관광산업은 올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중 7.6%, 전체 일자리 중 8%를 차지하는 데도 국가 전체 예산 중 관광 부문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0.27%에 그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2∼24일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여러 관광 호재가 있지만 전국의 국내 관광호텔 객실은 6만7171실에 불과하다며 공사가 예상하는 하루 필요 객실 9만3990실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우리의 관광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호텔 등 숙박시설 신·증축 때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쇼핑, 가이드 문제 등 여행업계의 불합리한 부분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레저부
■사진설명=퍼포먼스 난타는 중국, 일본 관광객을 주 관객층으로 하는 대표적인 공연이다. 난타 공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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