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다이어트’ 21세기에 하면 위험!
파이낸셜뉴스
2011.02.12 05:40
수정 : 2011.02.11 20:53기사원문
구석기 다이어트란 선사시대 인류처럼 먹고 활동하는 것이 가장 인체에 ‘자연스럽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1970년대에 탄생했다.
구석기 다이어트 이론에 따르면 인류가 탄수화물 위주 곡물, 설탕 등을 많이 먹게 된 것은 최근 몇천 년 이내이며 그 전 수십만년 동안은 수렵·채집을 해왔기 때문에 현재 먹는 음식들보단 선사시대 음식이 더 건강에 유익하다고 한다. 지난 수십만 년 동안 인류의 유전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식단만 최근에 많이 바뀐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끼니도 주기적으로 먹기 보단 자연스레 ‘배고플 때’ 먹는 것이 좋다고 하며 일부 극단적인 추종자들은 종종 ‘폭식과 굶기’도 일부러 겪는다. 그런 것이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의학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다이어트 방식은 건강에 해로우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손유나 교수는 11일 “끼니를 거르고 불규칙하게 식사를 할 경우 혈당조절에 문제가 되며 폭식을 하게 되면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체지방으로 바꾸게 되므로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설명했다.
또한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것도 문제가 된다. 손 교수는 “우리 몸에서 필수적인 뇌와 심장은 거의 대부분 에너지를 탄수화물에서만 얻는다”며 “이 때문에 50∼60%의 열량을 탄수화물에서 섭취하라는 현재 권장량이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특히 구석기 다이어트 등에 따라 지금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는 고단백 식사를 할 경우엔 노폐물을 거르는 콩팥에 점차 무리가 생겨 건강을 위협하게 되기도 한다.
현재 인류의 식사는 불과 수천 년밖에 지나지 않은 ‘부자연스러운’ 방식이라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례로 1만년 전만 해도 북유럽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곤 인류 대부분이 젖당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세계 많은 인류가 유제품을 먹고 소화할 수 있는 유전자를 공유하게 됐다. 따라서 현대인류의 식단이 반드시 몸이 적응하지 못하는 잘못된 것이라고 단정하긴 힘들다.
더군다나 구석기 다이어트란 표현 자체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같은 구석기 시대라고 해서 세계 인류가 동일한 식단을 공유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해안가 거주인들은 해물 섭취 비중이 높았고 산림지역 거주인들은 열매 섭취를 많이 했다. 때문에 ‘구석기’라고 할 때 어느 지역 원시인들의 어떤 식단을 기준으로 삼는지도 불명확하다. 손 교수는 “결국 골고루 편중되지 않은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의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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