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시험 ‘대박달·쪽박달’ ..언제봐야 고득점 되나
이어 “토익의 대박달, 쪽박달이 존재하는 것은 성적 환산 과정에서의 난이도 조절 때문이 아닌가한다”며 “정확한 채점기준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700점을 목표로 하는 공무원 준비생들이 많이 몰리는 12월은 대박달로, 취업 시즌을 위해 상위권 응시자들이 비교적 많이 몰리는 2월과 8월은 쪽박달로 여겨진다”며 “실제 대박달엔 50점 이상 잘 나오는 경우도 있어 이를 무시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9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다음카페 ‘닥치고 취업’에는 매월 토익이 끝난 후 ‘*월토익 난이도 투표’라는 게시물이 올라온다. 응시자들은 게시물의 투표를 통해 난이도를 예상하고 대박달과 쪽박달로 구분한다. 또 온라인상에 ‘정기 토익 자동점수 환산기’까지 등장해 평달, 쪽박달, 대박달에 맞춰 점수를 예상한다.
공정해야 할 공인영어시험에 어떻게 이런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현재 한국에서 치러지는 토익 성적은 미국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에서 산출하고 있다. 한국토익위원회에서 오답 처리한 데이터를 미국 ETS에 보내면 자체적으로 만든 성적 환산표에 각 응시자의 답을 대입해 최종 성적을 낸다. 성적 환산표는 상대적 기준으로 산출한 문제당 배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점수 산정 기준은 밝힐 수 없어..” vs. “공인시험 공정성에 의문”
ETS 측은 “성적 환산표에 의한 채점 체계는 내부 특별 시스템에 의해 진행되는 것으로 보안상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국토익위원회 관계자 역시 “토익 채점은 ETS 만의 노하우에 의해 이뤄지고 있기에 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3000여명의 연구진들이 통계학, 언어학 등의 종합적 요소를 종합해 성적 환산표를 만드는 것”이라며 “채점 과정에서 한국토익위원회는 일절 관여할 수 없고 ETS 측의 분석기법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토익시험이 때마다 난이도가 다르다는 수험생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위원회는 인정하지 않았다.
토익 점수는 연말로 갈 수 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상반기 평균 성적은 634점이었지만 같은 해 10월에는 621점, 11월에는 608점, 12월에는 614점으로 후반기에 비교적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2009년 10월~12월 평균점수도 602점으로 연평균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나 월별로 토익점수의 편차가 크게 존재했다.
모 대학 영어영문학과의 한 교수는 “시험의 오차범위가 너무 크면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시험 주최측에서 평균 점수를 아예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취업준비생 민 모씨(24)는 “평균 점수를 유지하려고 난이도 조절한다는 수험생들의 반발을 해명하려면 토익위원회는 명확한 채점방식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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