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의 원리

파이낸셜뉴스       2011.12.11 17:12   수정 : 2011.12.11 17:12기사원문

안녕하세요? 전 얼음나라에 살고 있는 꼬마 펭귄, 뽀로로라고 해요. 여러분께 저와 친구들이 움직이는 원리를 알려드리려고 말이에요.

움직이는 그림은 1826년 의사인 존 에어튼 파리스가 만든 '소마트로프'에서 탄생했어요. 이 기구는 새가 새집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연속 그림을 원반에다 그리고, 원반을 돌리는 장치인데요. 원반을 돌리면 마치 새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요. 1834년에는 미국인 윌리엄 조지 호너가 '조토로프'를 만들기도 했어요. 이 장치는 원통의 안쪽에 말이 달리는 그림이 있고 이것을 회전시키면서 바깥쪽 원통에 뚫려있는 구멍을 통해 보는 장치였어요. 사실 애니메이션은 정지된 그림을 빠르게 보여주는 거랍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고요? 그건 우리 뇌의 착각 덕분이에요. 우리 뇌는 1초에 16장 이상의 그림을 보게 되면, 그림이 정지된 순간을 보지 못해요. 먼저 본 그림이 뇌에서 사라지기 전에 다음 그림을 보여주면 뇌에서는 두 개의 이미지를 기억하고 있다가 합쳐서 생각하게 돼요. 그러니까 빠른 속도로 많은 그림을 보여주면 그림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느끼는 거죠.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전문회사는 캐릭터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려고 몇 가지 규칙을 만들었어요. 이 규칙을 잘 살펴보면 사물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과학 법칙이 들어 있어요.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건 '뉴턴의 운동법칙'이에요. 뽀로로가 썰매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다가 썰매가 얼음덩어리에 걸리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 썰매는 그 자리에 멈춰야 하겠죠? 그런데 멈추지 못하고 썰매에서 튕겨나갈 거예요. 이건 바로 뉴턴의 첫 번째 운동법칙인 '관성의 법칙' 때문이에요.

제가 타고 있는 썰매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올 때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건 바로 유명한 뉴턴의 두 번째 법칙, '가속도의 법칙'이에요.

뉴턴의 세 번째 운동법칙인 '작용-반작용의 법칙'도 지켜줘야 해요. 우리가 어떤 물체를 밀면 물체도 우리를 똑같은 힘만큼 밀어내는 것 말이에요.

이렇게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는 자연 속에서 물체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해요. 요즘에는 컴퓨터 기술이 발달해서 움직임을 따라하거나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되고 있어요.

뽀로로처럼 3차원(3D)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는 '키프레임 방식'과 '모션 캡처 방식'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나타내요. 키프레임 방식은 중요한 동작을 먼저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연결 동작을 그리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다양한 동작도 만들 수 있고, 표정 등을 과장할 수도 있어요.

모션 캡처 방식은 실제 사람의 몸에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는 장치를 붙여서 그걸 컴퓨터에 기록하는 거예요. 사람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서 동작으로 만들기 때문에 실제와 거의 똑같죠. 하지만 키프레임 방식처럼 다양한 표정이나 동작을 만들기는 어려워요. 현실에서 가능한 동작만 나타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에는 모션 캡처 방식으로 사람의 움직임을 따고, 과장된 동작이 필요하면 키프레임 방식을 끼워넣기도 한답니다.

애니메이션을 볼 때 '뽀로로'의 움직임에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겠죠?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자료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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