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産 원유 수입 '5분 능선' 넘었지만..
파이낸셜뉴스
2012.06.12 17:14
수정 : 2014.11.20 11:52기사원문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이란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받음에 따라 이란산 원유수입을 위한 5분 능선을 넘었다. 미국으로부터 이란산 원유수입에 대한 허락을 받아냈지만 현재로선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이란제재의 또 다른 축인 유럽연합(EU)으로부터 이란산 원유수송선에 대한 선박재보험(P&I) 중단 유예조치를 받아내는 데 있다. EU와의 협상은 EU 외무장관회의가 열리는 오는 25일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협상에 실패한다면 7월 1일부터 이란산 원유수입이 사실상 막히게 된다.
■미, 6개월 후 예외 재검토
미국의 국방수권법상 예외조치는 180일(6개월) 단위로 재검토된다. 정부는 예외조치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이번에 예외조치를 인정받았더라도 앞으로 미국·이란 간 제재 및 갈등 수위에 따라 그 같은 혜택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또는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량을 현재보다 높일 것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국제석유시장 상황 등을 고려, 현재 22%에서 30% 선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차 고비… 오는 25일 판가름
일단 미국 정부로부터는 국방수권법 예외조치를 받았지만 걸림돌은 남아있다.
2차 고비는 EU로부터 이란산 원유수송선에 대한 선박재보험(P&I) 중단 유예조치를 받는 것이다. 정부는 다음 달 1일 EU 제재조치 실행을 앞두고 EU를 설득하는 데 총력전을 펼친다는 구상이다. EU와의 협상시한은 오는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P5)+독일'과 이란 간 협상, 이어 25일 열리는 EU 외무장관회의가 될 전망이다. EU 외무장관회의에선 이란제재 예외조치를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U 내 이란제재 신중론파들은 전면적인 보험 중단이 국제 석유시장 질서를 교란할 것이란 한국 측의 주장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에 대비, 정부는 선박재보험을 한국무역보험공사나 국내 시중 보험사를 통해 일부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선박재보험 국내 흡수 가능성에 대해 "정부는 모든 상황을 상정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EU와의 협상 실패에 대비한 국내 재보험 방안을 강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와 같은 처지인 일본은 정부가 유조선 사고 발생 시 척당 최고 76억달러의 보험금을 정부가 제공하는 내용의 특별법안을 마련한 상태다.
■수입 중단 시 중소수출업체 타격
EU의 이란 제재가 현실화된다면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 등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사보다는 이란에 수출하는 국내 중소업체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대부분 대체 원유 수입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10월부터 미국의 요구로 이란과의 금융거래를 중단해 국내 정유사들이 이란에 지급할 원유 수입대금을 우리.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계좌에 넣어주고 수출기업들이 받을 대금은 그 계좌에서 꺼내서 계산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3월 말까지 국내 정유사들은 이란 석유 수입대금으로 14조7000억원을 입금했고 국내 수출기업이 수출대금으로 12조9000억원을 지급받아 1조8000억원이 남아 있다. 원유 수입 중단으로 이 계좌에 입금되는 돈이 떨어지면 이란 수출은 중단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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