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옵션승수 5배 인상 첫날..투기성 외가격 거래는 여전

파이낸셜뉴스       2012.06.15 18:06   수정 : 2012.06.15 18:06기사원문

옵션 승수가 5배 인상된 첫날인 15일 거래는 원활하게 이뤄졌다.

옵션 승수 5배 인상은 기존에 옵션 가격이 포인트당 10만원이었지만 이날부터 포인트당 50만원으로 올랐다는 의미다.

하지만 옵션 승수를 5배 인상한 근거인 '투기를 잡겠다'는 금융감독당국의 의도는 전혀 실현되지 않았다. 여전히 투기적인 외가격(OTM·실현 가능성이 적은 옵션) 옵션을 중심으로 대량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여기에다 거래량도 급격히 줄어들면서 시장 자체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나봐야 하겠지만 옵션 승수 5배 인상으로 인해 옵션 시장이 5분의 1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위축된 시장이 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옵션 거래량은 105만 계약을 기록했다. 전일 2135만 계약과 비교하면 무려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 14일이 쿼드러플위칭데이(선물옵션동시만기일)여서 만기일 다음날은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해도 감소폭이 크다. 지난 3월에도 만기일 다음날의 경우엔 거래량이 절반가량 줄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시장 상황과 옵션 승수 5배 인상을 감안하면 거래량은 수치상으로 20분의 1이 아닌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어야 한다"며 "결국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처럼 거래량이 급감, 시장이 위축됨과 동시에 금융당국의 투기근절 의도도 반영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양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이날 옵션 거래를 보면 여전히 OTM 옵션들로 거래가 몰렸다"면서 "투기적인 양상은 예전과 다를 바 없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또 있다. 높아진 옵션 승수로 인해 옵션 매도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증거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옵션 매도 시 증거금이 늘면 투자자들은 매매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것은 옵션 시장 내재변동성 상승으로 이어진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옵션 승수 인상으로 인해 옵션 매도 시 증거금이 많이 소요되다 보니 매도보다는 매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고 분석했다.

이중호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OTM 옵션의 거래량이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며 "내가격(ITM)옵션이 비싸지면서 외가격 옵션 거래를 증가시키는 좋지 않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