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시작과 끝을 그린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파이낸셜뉴스
2012.12.13 08:31
수정 : 2012.12.13 08:31기사원문
시공간을 넘나드는 대서사시가 한 영화에서 펼쳐진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인간과 현대 문명에 대한 고찰을 500년의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여섯 개의 각기 다른 스토리를 통해 심도 있게 다룬 작품.
먼저 1849년 태평양을 항해하는 상선에 오른 변호사 어윙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1936년 천재작곡가 프로비셔와 식스미스의 로맨스와 1973년 비리와 진실을 파헤치는 여기자 루이자 레이의 상황이 연결된다.
이어 2012년 하루아침에 갱단에 쫓기는 처지에 놓인 티모시 캐번디시의 탈출기가 코믹하게 그려지며 2144년 미래세계를 담은 네오 서울 속 클론 손미의 이야기에 이어 2321년 문명이 소멸한 아포칼립스 미래가 계속된다.
이처럼 각기 다른 장르에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 듯 하지만 6개의 이야기 속 캐릭터들은 묘한 연결성을 가지며 각 사건들은 시공간을 초월한 조화를 이룬다.
이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는 타인과 연결되어 있죠. 그리고 우리의 모든 악행과 선행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거죠"라는 손미의 극중 대사처럼 모든 만남에는 이유가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
이처럼 원작이 갖고 있는 사상과 파격적인 구성을 앤디&라나 워쇼스키-톰 티크베어 감독은 각 장면으로 해체시켜 그들만의 방식을 통해 재조합했다.
이에 세 감독이 만들어낸 여섯 개의 스토리가 종반으로 갈수록 하나의 거대한 대서사로 이어진다. 이 같이 각기 다른 장르들의 다채로운 변주는 톰 행크스, 할 베리, 짐 스터게스, 배두나, 휴 그랜트, 벤 위쇼, 수잔 서랜든, 휴고 위빙 등 배우들의 호연으로 더 빛났다.
극중 6개의 스토리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 톰 행크스를 비롯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이 1인 다역 연기를 펼쳤다.
특히 배두나는 할리우드 진출작인 이번 작품에서 복제인간 손미-451과 어윙의 아내 틸다 역을 맡아 놀라운 캐릭터 몰입으로 할리우드 톱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극중 손미-451은 2144년 네오 서울(Neo Seoul)에서 레스토랑에 갇힌 채 종업원으로 일하는 복제인간(클론)이며 이후 순혈인간에 의해 탈출에 성공한 후 클론의 이면에 숨겨진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인물.
이에 자신의 존재 의미를 알아가는 클론을 연기한 배두나는 캐릭터가 겪는 내적 혼란과 갈등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표현해내 워쇼스키 감독으로부터 "경이로움 그 자체"라는 극찬을 받은 이유를 보란 듯이 증명했다.
또한 2144년 네오 서울이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고층 건물을 가르는 거대 터널부터 하늘을 달리는 자동차까지 상상력을 극대화해 그린 서울의 미래를 보는 것은 영화 속 또 다른 재미.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서 공개되는 각 캐릭터의 실제 배우 모습도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다.
영화는 172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적당한 긴장감으로 풀어냈다. 이는 감독의 독특한 편집 기법과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대목. 방대한 스케일을 짜임새 있게 담아내 화려한 볼거리와 감성을 모두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오는 2013년 1월10일 국내 개봉한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choiya@starnnews.com최영아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