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원 최초 독일 진출 KIST 유럽연구소
파이낸셜뉴스
2013.01.20 17:52
수정 : 2013.01.20 17:52기사원문
【 자브뤼켄(독일)=박지현 기자】 프랑크푸르트에서 180여㎞ 떨어진 독일의 남서쪽 끝 변방인 잘란트주 자브뤼켄시에 위치한 잘란트 주립대. 길다랗게 이어진 캠퍼스의 동문으로 들어오면 대로변에 헬름홀츠 신약연구소와 프라운호퍼 비파괴연구소, 막스플랑크 정보공학연구소, 라이프니츠 신소재 연구소 등 독일의 주요 4대 연구회 소속 연구기관들이 늘어서 있다.
한국 출연연구원 최초의 유럽 현지 법인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럽연구소도 이들과 함께 위치해 있다. 유럽 내 유일한 한국 연구소로 한국과 유럽 연구기관과 과학기술 교류 및 공동연구를 주도하는 핵심기관이다.
KIST 유럽은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6년, 우리 과학기술 수준의 국제화를 도모하고 독일과 유럽 각국 연구소와의 기술교류 및 공동연구 거점 확보를 위해 세워졌다. 한국 기업의 유럽진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을 맡고 있으며 과학연구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넘어 한국의 산업과 경제 발전을 돕는 첨병이라는 원대한 목표가 있다.
설립 초기부터 지난해까지 KIST 유럽은 글로벌 연구소로 도약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다. 지난해 9월 한국표준연구원 책임연구원이던 이호성 박사가 공모를 통해 제6대 소장으로 취임한 것을 계기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도약에 나서고 있다.
이 소장은 공모 과정에서 지난 15년간 KIST 유럽이 추구해온 과학기술 국제화, 유럽 기술교류 거점, 한국 기업 진출 지원 등의 3가지 목적에 4C 경영철학을 추가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역할확장을 통한 도약추진'(Collaboration) 및 '고객가치 기반, 수요지향 연구개발'(Client-oriented Challenge), '소통운영'(Communication)이다.
이 소장 부임 이후 KIST 유럽은 지난해 말까지 KIST 유럽의 3년 경영 목표를 준비하면서 연구소 내실과 외연을 모두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했다.
'역할확장을 통한 도약추진'을 통해서는 국내와 유럽 현지를 대상으로 협력기반 강화와 다변화를 모색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국내 출연연 및 대학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KIST 유럽은 지금까지 국내와의 연구 공조 범위가 KIST에 치중돼 있었으며 타 출연연과의 공동연구 추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독일 4대 연구회와 공동 연구프로젝트 비중을 늘리고 협력을 강화해 본격적인 현지법인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헬름홀츠 신약연구소, 라히프니츠 신소재 연구소 등과 공동워크숍을 개최하고 본격적으로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고객가치 기반, 수요지향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한국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에 필요한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여기서 고객은 예산을 지원하는 한국 정부와 기업을 의미한다. KIST 유럽의 지난해 예산 70여억원 중 80%가 우리 정부의 출연예산이었던 만큼 한국에 맞춘 연구와 개발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소통운영 차원에서는 연구소 내·외부 관계자들 간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KIST 유럽에는 한국, 독일을 비롯한 10개국 출신 직원 54명이 근무 중이다. 다국적 연구소다. 이들을 아우르기 위해 동호회를 조직하는 등 내부 직원 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KIST 유럽은 지난해 KIST 내부 합창단을 조직했고, 올해는 체육동호회를 만들 계획이다.
jhpar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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