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해외증시, 커플링되나?

파이낸셜뉴스       2013.02.04 17:06   수정 : 2013.02.04 17:05기사원문



"코스피와 해외 증시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은 해소된다. 문제는 긍정적인 리커플링(재동조화)이냐 아니냐다."

연초 이후 국내외 증시 방향성이 극심하게 엇갈린 가운데 디커플링의 원인을 제공했던 환율이 반등하며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증시가 동조화될 것이라는 부분에서는 대체로 의견을 일치하고 있지만 주요 해외지수가 전고점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환율하락 '속도조절'…커플링 기회

4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1050원선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080원선 위로 반등했다. 한 달도 안되는 기간에 2.75%나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하반기 내내 이어지던 지루한 하락 추세에서 탈출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하락 속도 조절'에 불과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지만 다른 측면으로는 국내외 증시가 동조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한·미 증시 간 상관관계는 지난 2010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디커플링 원인의 하나였던 환율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어 동조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나쁜 동조화'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해외증시가 불안하게 움직이기도 했지만 미국의 고용호조를 확인한 후 다시 강세"라며 "여기에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졌기 때문에 '좋은 동조화'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편입 62개국 중 1월 등락률이 마이너스인 국가는 7개국으로 모두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대상 국가들"이라며 "국내 증시의 선진국 대비 할인율이 2006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이제는 외국인들이 매도보다는 매수 포지션으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달러당 90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에 엔화 약세 속도도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디커플링 완화=상승 아니다"

국내외 증시의 디커플링이 완화될 것이라는 데 이견을 갖는 전문가들은 없다. 문제는 국내증시가 뒷걸음질 치는 동안 해외 증시가 너무 올랐다는 점이다.


때문에 그동안 움츠렸던 국내증시가 상승할 겨를도 없이 해외증시의 조정에 휩쓸릴 수도 있다는 것.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ABC 소비자 안정지수가 4주째 하락하고 있고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도 조정을 받았다"면서 "미국 투자자들의 강세장 예상지수가 정점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하락이 올 수 있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싸게 사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충분한 영역에 이르기까지 시장 진입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순표 BS투자증권 홍순표 연구원도 "디커플링 완화가 코스피의 상승 추세 전환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가격부담을 안고 있는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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