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리 하이브리드

파이낸셜뉴스       2013.02.14 17:33   수정 : 2013.02.14 17:33기사원문



'시승할 때도 몰랐고 시승하고서도 몰랐다.'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를 한 줄로 요약한 말이다. 하이브리드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연비까지 잡았다는 이야기다.

캠리 하이브리드가 국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이유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 한국토요타는 지난해 1월 7세대 '뉴 캠리'를 한국에 론칭하면서 캠리 하이브리드도 함께 들여왔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극적인 하이브리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선 하이브리드를 대표하는 프리우스가 활약하고 있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도요타 뉴 캠리 라인업에 하이브리드를 끼워 넣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반응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캠리 가솔린 모델이 총 5687대 팔렸는데 하이브리드 모델은 1824대로 전체 뉴 캠리 판매 중 25%를 차지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 역시 "이런 뜨거운 반응은 예상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 주말 한국토요타 상품기획팀 이원춘 과장과 함께 캠리 하이브리드를 경험했다. 하이브리드의 진수를 느끼려면 시내 주행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이 과장의 조언을 받아들여 강남역 일대를 통과해 광화문을 거쳐, 일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선택했다.

일단 실내, 외관 디자인 등은 차치하고 하이브리드라는 것에 집중을 했다. 시동을 켜면 하이브리드 특유의 정숙함을 느낄 수 있다.

출발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을 때가 왔다. 힘이 너무 없지 않을까 싶어 가속페달을 가솔린 모델보다 깊숙하게 밟았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 넘치는 힘을 주체할 수 없었다.

기존 하이브리드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내, 고속 주행의 힘도 가솔린 모델에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였다.

일각에선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료가 액화석유가스(LPG)인 가스차에 에어컨을 최대로 높였을 때의 느낌이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캠리 하이브리드는 달랐다.

동승한 이 과장의 설명은 이렇다. "도요타의 모터 마력이 경쟁사에 비해 3~4배 높은 것은 배터리 기본 출력을 늘리는 '부스트 컨버터' 기술 때문"이라며 "모터만으로도 웬만한 중형차를 굴릴 수 있어 힘이 모자란다는 느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시내 주행은 대부분 전기차 모드로 움직였다. 이 과장은 "기본적으로 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타사 하이브리드와 달리 2개의 모터가 적용된 직병렬 방식의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주행 모터가 구동되는 동안에도 또 하나의 모터가 엔진을 통해 하이브리드 충전을 하기 때문에 항시 적정 배터리 충전잔량을 유지할 수 있어 모터로만 달리는, 소위 '전기차 모드'(EV 모드)를 자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속 주행도 만족할 만했다. 디젤 모델처럼 강한 힘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가솔린 모델보다 조용한 특유의 정숙성과 힘이 또다시 기자를 놀라게 했다.

2시간여의 시승을 마치고 계기판을 확인했을 때 연비는 15.3㎞/L 였다.
만족했다. 가솔린 모델로 운전했으면 보통 9㎞/L~11㎞/L의 연비가 나왔을 것이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모델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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