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세일즈 외교에 총수들 “투자·고용 확대” 화답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DC 헤이 애덤스 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수행경제인 간 조찬간담회에서는 마치 한국 경제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장면이 연출됐다.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등 대기업 대표, 신영 강호갑 회장 등 중소.중견기업인을 비롯해 한국노총 문진국 위원장 등 경제계 각계를 대표하는 리더들이 머리를 맞댔다. 대기업들은 한목소리로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투자 활성화와 고용창출 및 대·중소기업 상생을 약속했고, 박 대통령은 투자와 고용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혁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미국의 심장부 한복판에서 한반도 경제·안보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한국 경제계의 강한 울림'이 퍼지는 순간이었다.
■대기업 투자·고용 확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투자활성화와 양질의 고용창출을 강조했다. 한반도 안보위기 속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세일즈 코리아'에 나서는 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 기업들이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
몸이 불편한 이건희 회장은 투자확대와 일자리창출을 약속하면서 "우리 경제가 지금은 어렵지만 정부와 기업, 국민이 한방향으로 힘을 합치면 빠른 시일 안에 경제 활력이 되살아날 것"이라며 "(새 정부의)창조경제는 무엇보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하기에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돼야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다 함께 동반성장하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부흥에는 뛰어난 인재 발굴과 함께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구본무 회장도 "투자고용, 창조경제에 대해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에 공감한다"면서 "한국과 미국에서 열리는 이공계 석·박사 행사에 참여해 얘기해보니 국내 인재들이 취직을 하려 해도 연구소가 대부분 지방에 있다 보니 결혼 걱정, 자식 걱정에 모두 외국에 자리잡으려 한다"며 수준 높은 연구시설 확충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나서 이공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회의 시작 직전 박 대통령이 테이블 위에 있는 빵을 옆자리 정몽구 회장에게 웃으며 권한 것을 놓고 최근 현대차그룹이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책을 내놓은 데 대한 우회적인 감사의 표시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함축적으로 잘 얘기하더라.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얘기하고, 방미가 성공적인 것 같다"고 평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어제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문제를 비롯해 안보 현안 등 많은 부분에 서로 공감했고, 경제협력에도 진전된 논의가 있었다"고 소개하고 "이번 순방을 통해 어려운 우리 경제 돌파구가 열릴 수 있도록 실질적인 분야에서 성과를 많이 거둬달라"고 당부했다.
북한 도발로 촉발된 한반도 안보위기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경제사절단이 직접 나서 한국경제 구조의 안정적 운영과 금융시장의 안정화 등을 설명하면서 한국이 여전히 투자안전국임을 부각시켜달라는 당부인 셈이다.
■한·미 기업인 네트워크 강화
박 대통령은 수행경제인 조찬간담회에 이어 미국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및 한·미 경제인 오찬에 참석, '세일즈 코리아'에 적극 나섰다.
최근 북한의 도발로 조성된 한반도의 경제 및 안보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 측에선 성 김 주한 미국대사, 브릴리언트 미 상의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대니얼 애커슨 GM 회장, 데니스 뮬랜버그 보잉 부회장, 로즈 씨티 수석고문, 데이비드 코다니 시그나 회장,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 밴 앤델 암웨이 회장, 메릴린 휴슨 록히드마틴 회장, 게일 게일사 회장 등 미국 내 주요 기업인 17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양국 기업인 간 상호 이해 증진을 통해 포괄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한·미 경제인 오찬에는 한·미 기업인 240여명이 참석했고, 한·미 기업인 간 네트워크 확대 및 상호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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