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뜰줄 몰랐네” LG도 뒤늦게 메탈 냉장고 생산

파이낸셜뉴스       2013.05.09 17:37   수정 : 2014.11.06 14:34기사원문



삼성전자와 동부대우전자에 이어 LG전자가 뒤늦게 메탈(스테인리스) 디자인을 적용한 냉장고 출시를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일부 일반 냉장고를 제외하고는 강화유리를 쓴 제품만 판매해온 LG전자가 뒤늦게 '메탈 냉장고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셈이다. 이 같은 LG전자의 갑작스러운 냉장고사업 전략 변화는 국내외 냉장고시장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9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 달 스테인리스 디자인을 채용한 프리미엄 냉장고 '디오스 V9100'을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메탈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에서도 스테인리스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고집스럽게 메탈을 '외면'해오던 LG전자가 뒤늦게 메탈 냉장고를 출시하는 이유는 뭘까.

가전업계 관계자는 "냉장고 외관 소재가 플라스틱에서 강화유리로, 최근 강화유리에서 메탈로 변화하고 있는데 LG가 이런 추세를 반영했을 것"이라면서 시장 흐름에 맞춘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LG가 한때 메탈 제품에서 외관 찌그러짐 등의 소비자 불만을 겪은 경험이 있어 메탈 냉장고를 외면해왔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메탈 냉장고 시장이 의외로 급성장하는 데다 경쟁사들이 대부분 메탈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호실적을 거두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팔짱만 끼고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들려줬다.

실제 LG전자는 지난해 여름 출시한 '디오스 V9100'을 비롯해 대부분의 냉장고 제품에 외관 마감재로 강화유리를 고집해왔다.

심지어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800L급 이상 LG 프리미엄 냉장고는 거의 모두 강화유리 소재를 채택했을 정도다.

그러나 세계 냉장고 시장은 LG전자와 확연히 다르다. 세계 가전시장에서 메탈 소재를 채택한 제품은 양문형(Side by Side·SBS)과 프렌치도어 냉장고(FDR)를 통틀어 전체의 95%에 이른다.특히 빌트인 제품을 포함한 대용량 냉장고는 100%가 메탈 디자인을 택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출시한 프리미엄 냉장고 '지펠 T9000'을 필두로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가치를 제공한다'는 의미의 '타임리스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위니아만도의 양문형 냉장고 '프라우드'도 리얼 메탈 소재를 채택한 대표적인 제품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스테인 루킹(Stein Looking)' 기술을 적용, 강화유리 소재를 사용했지만 겉보기에는 메탈 재질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했다.

이처럼 메탈 소재가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디자인'이다.

가정용 냉장고는 그 특성상 집 내부 인테리어와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온화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내는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과거 메탈 마감재를 사용한 냉장고는 '영업소용 냉장고 같다' '창고 같다'는 인식 때문에 가정용 제품으로 사랑받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 때문에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강화유리 디자인이 시장에서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강화유리를 외관 마감재로 사용한 제품을 차례로 선보이며 유명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했다.

그러던 업계가 메탈 디자인 냉장고를 주목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말 유럽 가전 트렌드가 입소문을 타고 국내 가전시장에 상륙하면서부터다.

이 디자인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현재 국내 프리미엄 냉장고시장에선 메탈을 외관 마감재로 사용한 제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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