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꺼리던 보험사, 투자 나섰다

파이낸셜뉴스       2013.05.19 16:39   수정 : 2013.05.19 16:39기사원문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역마진 상태가 심화되자 보험권이 주식편입비중을 늘리고 있다. 과거 보험사들이 많게는 1000억원대 이상의 투자손실을 입어 그동안 주식투자를 극도로 자제해 왔다는 점에서 보험권 매수가 증시 안전판 구실을 해낼지 주목된다.

반면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할 증권사들이나 은행들의 매수세는 주춤하고 있다.

■보험, 8개월째 주식 사들이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이달 들어 2375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이달 들어 이들이 사들인 종목은 KT,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 삼성생명, 삼성전자,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통신·정보기술(IT)·금융·유통·자동차 등 대형주들이 많았다.

보험사들이 주식투자를 늘려 온 데는 운용자산이 늘었기 때문이다. 보험협회가 발표하는 월간통계에 따르면 생보 및 손보의 최근 5년간 운용자산 증가율은 각각 14%, 20%이다.

이차역마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위험자산 투자도 늘리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의 위험가중자산 비율은 2010년 36.0%, 지난해 36.7%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보사의 '이자이익/부담이자 배율'은 2011년 말 0.90배에서 지난해 말 0.87배로 하락했다.

특히 중소형생보사의 배율은 대형사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동부, 동양, 미래에셋, 신한, 흥국, 현대라이프, KB생명, 우리아비바, 하나HSBC, KDB생명 등 10개 중소형 생보사의 배율은 2010년 0.87배에서 2011년 0.85배, 지난해 0.80배로 낮아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보험사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인 금리부자산(유가증권, 대출채권)의 이자이익이 보험금 지급을 위한 부담이자에 미치지 못할 경우 결국 유가증권 등의 매각으로 이를 충당해야 한다"며 "보험사의 이 같은 투자행태 변화는 금융시장 불안 시 자산건전성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증권사, 주식투자를 안 한다(?)

금융투자회사들의 움직임은 주춤하다.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꾸준히 매수에 나섰던 금융투자회사들은 이달 들어 1200억원 넘게 팔아치우면서 차익실현에 나섰다. 은행도 600억원 넘게 팔았다.

이달 들어 순매수 비중이 높았던 종목은 이마트, 삼성전기, 현대차,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효성, 대한항공, POSCO, 기업은행, 롯데쇼핑, 한국타이어 등이었다.

반면 삼성전자, 한국전력, 두산, 현대미포조선, 하나금융지주, KT,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등은 처분해 보험사들과 차별화됐다.


업계에서는 수수료 수익이 급감한 증권사들이 고유자산(PI) 투자를 통해 3월 결산을 앞두고 수익을 끌어올렸다가 다시 팔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은행과 증권 등의 고유재산 투자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투자회사들이 증시 안전판이나 시장을 주도하려는 노력은 부족해 보인다"면서 "전문성을 가진 금융투자회사들이 고유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수익률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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