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기술의 메카, 강릉 녹색도시 체험센터를 가다
파이낸셜뉴스
2013.10.03 15:27
수정 : 2014.11.03 09:33기사원문
동해에는 맑은 바닷물이 흐르고, 하늘까지 높고 파란 강릉 경포호 인근에 '강릉 녹색도시 체험센터'가 들어섰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과 그의 누이이며 조선시대 최고의 여성시인으로 평가받는 허난설헌의 생가터와 인접한 이 곳은 가장 한국적인 전통의 숨결과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 최신 시설이 같은 공간에 있어 다소 생경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지난 8월 준공 후 내년 개장을 앞둔 강릉 녹색도시 체험센터를 둘러봤다.
지난 2일 찾은 강릉시 초당동 강릉 녹색도시 체험센터는 강릉시와 환경부, 국토부, 강원도가 2020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글로벌 명품 녹색도시 마스터플랜'의 랜드마크로, 최첨단 녹색기술들이 한곳에 집약된 미래 저탄소 녹색도시의 축소판이다.
녹색도시 체험센터에 들어서자 강릉을 대표하는 소나무 뿌리를 형상화한 컨벤션센터와 체험연수센터가 우리를 맞이했다. 두 건물은 자연채광을 극대화하기 위해 남향으로 배치됐으며, 적외선 차단으로 실내 온도변화를 최소화하는 3중 유리를 사용해 에너지 절감효과를 높였다.
또 열효율 제고를 위해 일반 제품 두께의 2배인 단열재를 사용한 슈퍼단열시공을 하고, 지붕에 잔디를 심은 옥상녹지를 조성하는 등 친환경 요소를 적극 도입해 한국생산성본부 인증원으로부터 최우수 예비인증을 획득했다.
강릉 녹색도시 체험센터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의 특징 중 하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다. 일종의 대형 축전지인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송전해 주는 장비로 체험센터에는 현재 SK C&C가 자체기술로 설계·제작한 100kwh급 대용량 ESS와 3kwh급 소용량 ESS가 각 1대씩 설치돼 있었다.
컨벤션센터 2층의 통합 관제실에서는 센터 내 신재생 에너지 생산현황과 체험객실을 포함한 개별 시설물들의 에너지 소비현황, 이산화탄소 감축량 등 체험센터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체험센터에 적용된 기술의 핵심은 태양광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이다. 태양광 EMS란 태양광 에너지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에너지 저장장치를 실시간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현재 체험센터에서는 SK C&C가 독자 개발한 태양광 EMS 솔루션이 적용됐다.
지상 4층 규모의 체험연수센터는 1개의 전시실, 18개의 체험연수실과 3개의 단체 체험연수실로 구성돼 있었다. 체험 객실에 들어서니 천정 매립형 공조기에서 나오는 지열 발전으로 냉각된 시원한 바람으로 초가을 더위에도 쾌적한 실내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각각의 객실에는 전기, 온수, 냉수, 냉·난방 등 객실별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 확인을 위해 자동원격검침(AMR)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연수센터 내 에너지 사용현황은 물론 기기 오작동, 누수·누전 등을 중앙 통제실에서 통합 관리한다.
자리를 옮겨 녹색교통 체험을 위한 전기버스 환승장으로 이동했다. 체험센터 초입에 위치한 환승장에는 땅콩모양의 48인승 전기버스가 한대 정차해 있었다.
전기버스와 일반버스의 가장 큰 차이는 일반 연료엔진 대신 86kwh급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로 구동하는 전기모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배터리 효율을 고려해 내부조명과 램프는 모두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했고 차체는 초경량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활용해 무게를 최소화 했다. 엔진역할을 하는 322마력의 전기모터는 평지에서 최고 시속 100㎞의 속도를 낼 수 있었고 1회 충전으로 최대 80㎞ 거리를 주행할 수 있었다.
한편 2009년 국내 최초의 녹색시범도시로 선정된 강릉시는 역사와 문화, 생태환경, 녹색기술을 하나로 연계하는 '글로벌 명품 녹색도시 마스터플랜'을 통해 △녹색교통 △자연생태 △에너지 △물·자원순환 △녹색관광 및 생활 분야에서 총 29개의 사업을 선정, 단계별로 추진해오고 있다.
강릉시 녹색도시과 김동은 계장은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에너지 소비국이자 16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며"강릉시를 성공적인 녹색도시모델로 발전시켜 대한민국 녹색성장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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