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선도적 한국 기업과 협력 이어갈 것”
파이낸셜뉴스
2013.10.31 15:59
수정 : 2014.10.31 19:53기사원문
"한국인들을 보면 뭔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떤 난관이든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한국을 성장시킨 동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31일 서울 관악로 서울대학교 문화관에서 열린 '구글 에릭 슈미트와의 대화-다음을 준비하는 방법'에서 한국인들의 활력과 창의성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그는 "지난 5년간 모바일 컴퓨팅이 한국을 바꿔놨다"며 "기술적으로 첨단화된 한국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의 성공 비결로 삼성·LG 등 국내 모바일 업체들과의 협력을 들었다. 그는 "구글의 목표는 강력한 생태계를 구현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선도적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좋은 결실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은 항상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 것이라 약속한다"며 모토로라 인수를 계기로 삼성·LG 등 국내 기업과의 거리가 멀어질 것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슈미트 회장은 서울대 강연에 앞서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신종균 사장 등과 회동하기도 했다.
슈미트 회장은 '구글 글래스' 등 웨어러블(입는) 스마트 기기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구글 글래스에 대해 그는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진 광학 기술자와 만나 성공한 사례"라며 "기술을 선보이고 싶은 사람과 사업가가 만나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훌륭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기술의 도약이 필요하다"며 "좋은 방법은 대학에 있는 발명가들을 발굴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슈미트 회장은 웨어러블 기기가 "처음에는 실시간으로 인터렉션(상호작용)할 만한 가능성이 없었지만 이제는 시계 형태 등으로 서서히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것을 혁신화시키면 착용하고 있는 기기와 집에 있는 기기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한국이 이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 점쳤다.
또 슈미트 회장은 "현재 현대자동차 등 여러 회사와 무인자동차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구글카'의 개발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직 완전히 제품화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대략 5년 정도를 보고 많은 노력을 투자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북한에 방문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자유로운 사상과 개방에 대한 확고한 신념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북한 사람들은 경청하고 다 기록하지만 언제나 위대한 지도자에 대한 연설부터 시작한다"며 "받아적긴 하되, 동의하진 않는 것 같다"며 북한 사회의 폐쇄성을 꼬집었다.
슈미트 회장은 "북한은 기아에 허덕이고 에너지도 부족한 나라"라며 "인도주의적 접근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원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개방은 소통에서부터 출발한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에 들어갈 수 있다면 조금 더 안전하고 생산성 높은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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