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전기차 SM3 Z.E. 타고 제주 해안도로 달려보니..

파이낸셜뉴스       2013.11.13 17:15   수정 : 2013.11.13 17:15기사원문



【제주=김성환 기자】 관광지로 명성을 날리던 제주가 이젠 국내 전기차의 요람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제주는 어딜 가든 차로는 최대 1시간 남짓한 거리를 이동하는 데다 여행객들마저 렌터카를 쓰는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그만큼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기 쉽다.

최근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잇따라 제주도에서 출시하는 이유다. 제주도가 전기차와 인프라 보급, 파생 서비스 등을 시험하는 핵심 테스트베드로 떠 오르고 있다. 이곳 서귀포시 중문 일대에서 지난 12일 르노삼성자동차의 전기차 SM3 Z.E. 체험행사가 열렸다.





■편안한 승차감과 가속력

이번 SM3 Z.E.체험행사는 전기차가 가진 매력과 인프라 확산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미 386개의 충전 인프라가 곳곳에 깔려 있고, 전기차 사용자는 인프라 사업자와 콜센터 연결 등을 통해 쉽게 자기 차에 맞는 충전시설에 접근할 수 있었다.

기자는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동 씨에스호텔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제주시 도두동 퀵드롭스테이션까지 78㎞ 구간을 달렸다. 전기차 SM3 Z.E.의 외관은 SM3와 비슷하지만 승차감과 주행성능은 남달랐다. 직선 주행로를 달리면서 시속 130㎞까지 속도를 내봤지만 일반적인 준중형 세단에서 경험하는 엔진소음이나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개선된 주행 안전감도 특징이다. 전륜구동 차량은 급커브를 돌 때 뒷바퀴가 살짝 바깥쪽으로 흐르는 현상이 있지만 SM3 Z.E.에선 이 같은 현상이 거의 없었다. 트렁크 쪽에 탑재된 대용량 배터리의 무게가 차량의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 뒷좌석의 승차감도 한국GM의 전기차 스파크EV에 비해 훨씬 부드러웠다. 스파크EV는 뒷좌석에 배터리가 내장돼 있지만 SM3 Z.E.는 트렁크 쪽에 탑재돼 뒷좌석의 쿠션을 그대로 살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었다.

가격은 환경부의 보조금과 지자체인 제주도의 보조금을 모두 합하면 1930만원. 가솔린 모델이 1538만~1978만원임을 감안하면 가격은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배터리 교체 시스템 개선 필요

제주도의 전기차 생태계 조성 점수는 이미 70점을 넘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국의 지자체 중에 충전 인프라가 가장 많고 전기차 업체마다 다양한 활성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30분 만에 배터리를 채울 수 있는 급속충전소는 60곳에 불과해 약점으로 지적된다.

시승코스 중간에 나타난 충전소에선 르노삼성자동차 측이 직접 충전방법을 시연했다. 미리 준비된 전자태그(RFID) 내장 카드를 충전기 화면에 가져다 댄 후 차량 앞쪽 주유구 모양의 뚜껑을 열고 충전단자를 차와 충전기에 연결하면 된다. 배터리가 바닥인 상태에선 80% 수준까지 채우는 데 3시간 이상이 걸렸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퀵드롭 시스템'도 시연했다. 자동차를 특정 구간에 세워두면 5~10분 안에 배터리를 자동 교체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날 교체 시스템 시연은 수동으로 진행됐다. 리프트로 자동차를 들어올린 후 배터리를 장착한 기계가 자동차 하부로 들어가 배터리를 빼낸 후 다시 꽂는 형태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향후 택시, 렌터카, 민간 전기차 구매자 등을 위해 퀵드롭 시스템을 널리 보급시키면 충전의 불편함이 거의 줄어들 것"이라며 "퀵드롭 사업자가 나타나게 되면 기기가 자동으로 배터리를 교체해주는 시스템을 만들어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환경부는 내년까지 국내에 전기차를 1000대 이상 보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60개에 불과한 급속충전소는 올해 환경부가 22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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