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수주전, 좁아지는 OS요원 설 자리
파이낸셜뉴스
2014.02.10 16:11
수정 : 2014.10.29 20:55기사원문
재건축 및 재개발 수주전에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된 OS(아웃소싱)요원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주택시장 경기가 호황이던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 건설현장에 등장, 건설사 필수요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대부분 OS요원은 30대 후반에서 50대까지 여성 프리랜서로 구성되고 재건축·재개발 수주전 때 자신들을 채용한 건설사의 궂은 일을 도맡으면서 수주 현장을 누비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재건축 시장 위축 및 투명한 시공사 선정, 브랜드 이미지와 시공능력으로 조합원들에게 평가받겠다는 건설업계 의지가 강해짐에 따라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시공사 브랜드 및 능력으로 평가 '흐름'
과거에는 건설사들이 재건축 및 재개발 수주전 시작 1개월 전부터 10여명의 OS요원을 채용, 조합원 민심 및 상대 건설사 홍보전략 파악 등과 함께 홍보활동을 벌이게 했다. 시공사 선정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 20~30명의 OS요원을 추가 채용하기도 했다.
A건설사 관계자는 "과거 수주전이 과열되면 OS요원이 자신을 고용한 건설사 정보를 상대 건설사로 빼돌리는 등 첩보전을 방불케한 사례도 있었다"며 "이에 따라 OS요원은 건설사 2곳에서 급여를 수령하고 정보를 입수한 건설사는 자체 정보 및 기존 OS요원 정보를 취합, 다각적인 분석작업에 나서는 등 웃지못할 일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과열 수주전에 따른 부작용 예방을 위해 최근 조합의 입찰공고 시점부터 개별홍보를 금지토록 하는 '공공관리 시공자선정기준(서울시 고시)'이 시행됐다. 서울시는 고시 위반 사업장에 대해 조합이 입찰을 박탈할 수 있도록 했으나 조합이 OS요원 투입을 묵인하는 경우가 있어 이들 요원의 개별 홍보활동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B건설사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조합이 합동설명회나 사업조건 비교표 등을 조합원들에게 제공하지만 조합원들은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같은 조합원에게 접근할 때 OS요원을 투입하는 게 효과적이다. 단, 이 경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향후 OS요원을 활용한 홍보활동을 대폭 축소하고 브랜드 이미지 및 시공능력 등으로 수주전에 참여, 조합원들에게 호소하겠다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들 건설사는 OS요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가 공사비에서 충당된다는 사실을 조합원들도 인식함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와 시공능력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원 "OS요원 활동비, 공사비 충당"
C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 강남 재건축 수주전에서 자체 직원들로 조를 구성, 홍보활동을 펼쳐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며 "조합원 의식이 달라져 올 수주전 역시 브랜드 이미지와 시공능력을 최대한 홍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했다.
D건설사 역시 "OS요원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의존도를 점점 줄여 나갈 것"이라며 "조합원 의식이 변하고 있는 만큼 건설사 전략도 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4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 한 조합원은 "홍보활동도 중요하지만 조합원이 원하는 아파트를 시공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시공능력이 우수한 건설사에 한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