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투자한 대한항공 ‘LA호텔’ 위탁운영되나?

뉴스1       2014.02.19 15:55   수정 : 2014.10.29 16:19기사원문





대한항공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10억달러(약 1조600억원)를 들여 짓기 시작한 73층짜리 월셔그랜드호텔이 해외 호텔체인에 위탁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미국 LA 윌셔가와 피겨로아가 사이에 위치한 윌셔그랜드호텔에 대한 운영권을 글로벌 고급호텔체인에 위탁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윌셔그랜드호텔은 대한항공이 지난 1989년부터 직접 운영하다가, 지난 2011년 3월 재건축을 위해 해체공사를 시작하면서 운영이 중단됐다. 현재 대한항공은 2017년 완공을 목표로 1조원 이상을 투입해 5성급 호텔로 재건축하기 시작했다. 73층짜리 고층건물로 이 호텔이 완공되면 LA의 새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900개의 객실로 조성되는 윌셔그랜드호텔은 상층부 호텔과 저층부 오피스 공간 등으로 나눠진다. 독특하게도 로비는 70층으로 배치해서 투숙객들이 LA 중심가 스카이라인을 감상보면서 체크인할 수 있도록 한다. 또 7층까지 쇼핑몰과 컨벤션 등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며, 오피스 공간은 3만7000㎡(약 1만1193평) 규모로 구성된다.

대한항공은 윌셔그랜드호텔 외에도 제주KAL호텔, 서귀포KAL호텔, 제주파라다이스호텔, 하와이 와이키키 리조트호텔, 하얏트리젠시인천 등 6개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또 공사가 중단된 서울시 송현동에 ‘7성급 한옥형 호텔’도 있다. 이 호텔들 대부분은 조현아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칼호텔네트워크’가 운영하고 있고, 위탁운영하는 곳은 ‘하얏트리젠시인천’뿐이다. 하얏트리젠시인천은 대한항공이 100% 투자하고 하얏트인터내셔널이 운영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윌셔그랜드호텔의 위탁운영을 고려하는 것에 대해 ‘수익성’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윌셔그랜드호텔은 영업을 중단하기 직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곳이다. 2006년 약 10억원이던 손실액은 2010년 약 68억원으로 해마다 커졌다.

이에 대한항공은 10억달러를 들여 재건축을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LA지역에서 건설중인 호텔은 윌셔그랜드호텔 외에도 그랜드애비뉴 프로젝트, 파크피프스 프로젝트, LA센트럴 프로젝트 등 총 4개에 이른다. 이 건물들은 모두 LA 도심(다운타운)에 집중돼 있어, 완공후 극심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때문에 대한항공은 직접 경영하는 것보다 수익성을 위해 위탁운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위탁운영업체로는 ‘하얏트’와 ‘스타우드’가 유력하게 꼽힌다. 하얏트의 경우 이미 ‘하얏트리젠시인천’을 위탁 운영하면서 대한항공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스타우드는 ‘W’, ‘쉐라톤’, ‘르 메르디앙’, ‘웨스틴’ 등 다수의 고급 호텔 체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대한항공 관계자는 “윌셔그랜드호텔은 1989년 문을 연 호텔이어서 수익성이 떨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단순히 수익성 때문에 고급 호텔 체인에 위탁운영을 하려고 고려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위탁운영은 여러가지 검토사항 중 하나일 뿐 아직 결정된 바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의 윌셔그랜드호텔 재건축 사업은 공사기간 중 1만1000여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8000만달러(약 848억원)의 세수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완공 후에도 1700여개의 일자리가 생기는 한편 LA시는 매년 1600만달러(약 170억원) 이상의 세수 증대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LA시는 이같은 점을 높이 평가해 윌셔그랜드호텔 완공 후 25년간 숙박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숙박세는 숙박료의 14%에 달한다. 이로 인해 한진그룹은 앞으로 최소 5400만~7900만달러(약 572억~837억원)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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