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뿔테로 젊게.. 안경의 ‘이미지 정치학’

파이낸셜뉴스       2014.04.15 17:44   수정 : 2014.10.28 07:54기사원문

정치1번지 서울 여의도에 안경을 활용한 이미지정치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적이거나 세련된 이미지를 보완하기 위해 안경을 다각도로 활용하는 유력 정치인이 늘고 있다.

서울시장 여권 후보에 출사표를 던진 김황식 전 총리는 금테 안경이 트레이드 마크이지만 지난달 16일 출마 선언 당시엔 붉은 뿔테 안경을 썼다. 선하고 성실한 인상을 주는 금테 안경 대신 강한 인상으로 변화를 줘야 한다는 참모들의 조언으로 잠시 빨간색 뿔테 안경으로 외도한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출마 기자회견 직후 "외형적 변화가 쑥스럽다"면서 다시 금테 안경으로 되돌아갔다.

여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남경필 의원은 안경을 벗으면서 새로 태어난 케이스로 꼽힌다. 5선이라는 긴 정치 경력에도 불구, 참신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지난 2003년부터 안경을 벗은 덕이 크다는 전언이다.

안경을 이미지 개선 도구로 사용하는 사례는 선거철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여야를 막론하고 나타났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인 전병헌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안경을 바꿔 쓰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는데 이는 같은 당 박수현 의원의 추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당시 전병헌 의원이 검은색 두꺼운 안경을 끼고 있어서 다소 어둡고 무서워보이기도 했다"면서 "좀 더 가볍고 밝아 보이는 안경테로 바꾸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안경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를 상쇄한 전 의원은 무난히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알 없는 안경'을 통해 지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의원들도 있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말부터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이 의원 아들의 추천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회의나 모임에 알 없는 안경을 끼고 헤어스타일도 바꿨다. 당내 일부 의원들은 이 의원의 변신에 대해 "세련되고 모던한 이미지로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알 없는 안경을 이용하는데 이는 동료 박영선 의원의 추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컨설턴트협회 정연아 회장은 "안경이 인상을 좌우하는 데 큰 작용을 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단점을 보완하는 도구로 탁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안경으로 매서운 눈매를 가리고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고, 문재인 의원은 대선 당시 비싼 안경테 때문에 곤란에 처하기도 했다"면서 정치인의 이미지 형성에 안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김 전 총리는 금테 안경이 주는 관료의 이미지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융통성이 없을 것 같다는 단점도 있어 부드러운 와인색 계열의 뿔테 안경을 시도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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