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60 D2…한달 주유 두번이면 ‘끝’

뉴스1       2014.05.10 09:10   수정 : 2014.05.10 09:10기사원문





볼보가 고유의 5기통 엔진을 버렸다. 4기통으로 갈아타면서 다운사이징도 감행했다. 그 결과 출력은 낮아졌지만 이상적인 연비를 구현해냈다. ‘안전’의 대명사였던 볼보가 이제는 ‘경제성’까지 탑재하고 돌아왔다.

볼보는 최근 1.6리터 직렬 4기통 디젤엔진(이하 D2엔진)을 S60, S80 등 중형급 이상의 세단에도 장착했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엔진 다운사이징’을 위해 볼보도 고집을 꺾은 것이다. 그 중 볼보의 중형세단 ‘S60’은 D2엔진과 독일 ‘게트락’의 6단 듀얼클러치(DCT) 변속기를 탑재하면서 1리터당 17.2km/l라는 공인연비를 갖게 됐다. 경쟁모델 중 BMW ‘320d’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볼보 S60 D2의 실제 연비를 시험해보기 위해 지난 1주일동안 서울시내와 경기도 일대 약 300km를 시승해봤다. 이번 시승에서는 교통이 혼잡한 출·퇴근길과 가속력을 시험할 수 있는 고속도로, 차체강성과 핸들링을 느낄 수 있는 곡선도로 등을 두루 겪어봤다.

‘각진 디자인’으로 대표됐던 볼보가 점차 ‘유선형’으로 바뀌고 있다. 볼보의 디자이너 ‘오얀 스터너’는 요트에서 영감을 받아 S60을 디자인했다. 덕분에 둥그스름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지난해에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거치면서 둥근 느낌을 감소시키면서 라인을 선명하게 다듬었다.

S60 D2는 전장 4630mm, 전폭 1865mm, 전고 1480mm 등의 크기를 갖췄다. 경쟁모델인 BMW 3시리즈(전장 4624mm·전폭 1811mm)보다 조금 큰 편이다. 후드를 길고 웅장하게 만들어서 보기에는 실제보다 커보인다. 축거는 2775mm로 3시리즈(2810mm)보다 35mm 짧지만, 뒷좌석은 오히려 넓은 편이다.

차문을 열어보니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최근에 초고장력 강판을 대거 적용했다고 강조했던 ‘LF쏘나타’보다 훨씬 무거운 느낌이었다. 측면 충돌에 대비한 볼보의 안전성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실내 구성은 볼보가 표방하는 ‘스칸디나비안 럭셔리’의 단순함이 느껴졌다.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에는 1구형 공조장치와 계산기를 연상시키는 숫자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하는 버튼들이 깔끔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나머지 공간은 은색의 알루미늄 트림으로 처리됐다.

뒷좌석은 성인 3명이 앉기에는 좁고 2명이 앉기엔 넉넉했다. 뒷좌석 중간에 장착된 팔걸이(암레스트)에는 컵홀더와 수납함이 있다. 공조장치는 B필러(앞·뒷문 중심에 있는 기둥)에 위치해 승객들에게 직접 바람이 갈 수 있었다. 뒷좌석은 6:4 형식으로 접을 수 있다. 때문에 작은용량(339리터)의 트렁크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S60 D2가 장착한 1.6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27.5kg.m 등의 힘을 낸다. 공인연비는 복합기준 17.2km/l,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12g/km 등으로 친환경적인 엔진이다. 여기에 ‘스톱&스타트’ 기능을 갖춰 정체구간에서 공회전을 방지해줬다. 6단 DCT 변속기를 장착해 빠른 변속이 가능했다. 다만 동력계(파워트레인)가 연비 위주로 설정되고 출력이 낮아 가속력은 조금 부족했다.

시동을 걸면 디젤엔진 특유의 소리와 진동이 전해졌다. 하지만 경쟁모델들보다 훨씬 조용했다. 저속구간에서는 주행감각이 부드러운 편이었다. 시속 60km 이하에서는 엔진음이나 풍절음, 노면음이 거의들리지 않았다. 핸들링도 부드러워 U턴이나 좌·우회전시 쏠림이 거의 없었다.

고속주행에서는 D2엔진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우선 115마력이라는 낮은 출력에도 시속 150km까지 힘찬 가속이 가능했다. 높은 토크 덕분에 순간 가속력도 좋았다. 시속 100km의 속도에서도 연비는 22~25km/l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시속 150km 이상의 고속 주행은 쉽지 않았다. 엔진음이 커지고, RPM도 올라가는데 가속은 더디게 이뤄졌다. 실제로 시속 150km 이상의 속도로 달릴 일이 많지 않아 큰 문제는 되지 않아 보였다.

서스펜션은 조금 부드러운 편이었다. 승차감에 중점을 둬서 노면 충격을 흡수하도록 설정돼 있었다. 그럼에도 축거가 짧은 덕분에 꼬불꼬불한 길에서도 경쾌한 움직임이 가능했다. 브레이크 성능은 아쉬웠다. 조금 밀리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급정거를 할 때 생각만큼 속도를 줄여주지 못했다.

S60 D2의 가장 큰 장점은 연비였다. 일주일간의 주행을 마치고도 연료 게이지는 8칸 중 2칸 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약 300km를 주행한 결과 트립컴퓨터상 연비는 18.3km/l였다. 주행가능 거리는 여전히 900km를 넘었다.
67.5리터의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약 1235km 가량 주행할 수 있다. 하루에 약 5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한달에 두번만 주유하면 출·퇴근과 주말여행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시속 50km 이하의 속도로 주행 중 앞차와의 추돌을 방지시켜주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을 탑재하고, 높은 연비까지 갖춘 S60 D2의 가격은 4180만원이다.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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