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31년만에 매출 8배 성장.. 한국 대표 소재·화학기업 우뚝

파이낸셜뉴스       2014.06.25 17:44   수정 : 2014.06.25 17:44기사원문



효성, 제2창업 선언 31주년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1983년 6월 29일 일생일대의 결단을 내린다. 당시 24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합병, 매각, 청산 등을 통해 8개 기업으로 대폭 정리한다는 '그룹 경영 정상화 방안'을 전격 발표한 것이다. 이는 오일쇼크로 악화된 그룹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조 회장이 선대 회장인 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로부터 1982년 기업을 승계받은 지 1년 만에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셈이다. 조 회장의 선택은 옳았다. 올해로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지 31년을 맞은 효성은 그동안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소재·화학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액은 1983년 대비 약 8배 늘어났다.



■"물러설 곳 없다" 배수진

국내기업들은 1980년대 초반 오일쇼크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수출 증가세 둔화, 고율의 인플레이션, 채산성 악화 등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효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 회장은 계열사 통폐합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섬유는 동양나이론(현 효성 섬유PG)을 중심으로, 중공업 부문은 효성중공업을 중심으로, 무역 부문은 효성물산을 중심으로 통합하기로 했다.

외국인과의 합작투자법인 4개사와 잔여 5개사는 매각 처분하거나 법인을 청산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효성은 사업 재편과 함께 계열사들이 보유한 부동산도 사업에 필요하지 않으면 매각 처분해서 재무구조 개선에 충당했다.

임직원들도 원가절감 10%를 목표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조 회장 역시 사재 출연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10조원에 달하는 개인 자산을 처분해 회사를 살리는 데 사용했다.

효성 관계자는 "당시 정부로부터 시의적절하고 능동적인 자구책이라는 평과 함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며 "구조조정과 함께 총수 사재 출연 등으로 당시 1만6000여명의 고용을 유지하면서 그룹을 위기상황에서 구했다"고 설명했다.

■'IMF 사태' 한발 앞서 변신 성공

효성은 1996년 6월 '21세기위원회'와 '제2창업준비위원회'를 발족한다.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을 창출하고 기업문화 혁신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1996년 스판덱스, 나이론 등 핵심 섬유 사업을 해온 동양나이론은 '효성T&C'로, 타이어코드·폴리에스터 사업을 진행해 온 '동양폴리에스터'는 '효성생활산업'으로 각각 사명을 변경했다. 1997년에는 전사 차원에서 혁신경영을 선포했다.

특히 효성은 매킨지 컨설팅을 통해 퍼포먼스유니트(PU)와 퍼포먼스 그룹(PG)별 구조의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 회사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했다.

끊임없는 혁신은 국제통화기금(IMF)외환위기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효성은 당시 효성T&C, 효성생활산업, 효성물산, 효성중공업 등 4개 회사를 ㈜효성으로 합병함으로써 재무구조개선과 구조조정에 성공, IMF 위기 상황을 성공적으로 돌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소재·화학기업으로

효성은 조 회장의 제2의 창업 선언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펼쳐왔다.

효성은 국내 최초 자체 기술로 개발한 스판덱스 사업을 중국, 브라질, 터키, 베트남 등으로 확대하며 2010년부터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자동차 보강재로 사용되는 타이어코드 사업도 전 세계 점유율 45%를 차지,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미래 신소재 개발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효성은 2011년 국내 기업 최초로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고강도 소재인 탄소섬유를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인 '폴리케톤'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재무구조 개선은 시급한 숙제로 남았다. 효성은 올해 금융당국의 관리대상 기업에 포함됐다. 효성의 올 1·4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21.5%에 달한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8조3834억원인 데 반해 현금성자산은 3610억원에 그쳐 순차입금이 8조224억원이나 된다.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추징금의 영향이 컸다.
국세청은 효성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를 거쳐 3650억원대 추징금을 지난해 10월 부과했다. 조 회장과 장남인 조현준 사장 등에게도 1100억원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추징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체 생산계획을 살펴보면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화학제품 등 효성 주력제품이 2·4분기부터 생산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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