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사진, 가치 있다” 전 프라하 미술관장 증인 신청
뉴스1
2014.06.30 17:25
수정 : 2014.06.30 17:25기사원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진을 고가에 매입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계열사 대표들이 ‘사진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며 해외의 미술계 저명인사를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변기춘(42) 천해지 대표와 오경석(53)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 대표의 변호를 맡은 손병기(42·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명율 대표변호사는 30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증인으로 밀란 크니작 전 프라하 국립미술관 관장, 감정사 로레인 앤 데이비스 등 2명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영상에서 유 전회장의 작품에 대해 “처음에는 가족사진, 사진책에서 볼 법한 사진 같았지만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하면서 우리 마음속에 무언가 묘한 기분을 남겨주었다”며 “이 사진들의 위력을 발견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법같은 힘이 있다.”라고 극찬했다.
손 변호사는 로레인 앤 데이비스에 대해서는 “30여년간 순수사진 감정경력을 보유한 전문감정사”라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이들 두 사람이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배임 혐의와 관련해 유 전회장의 사진을 고가로 샀다는 혐의가 재판의 주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계열사 대표들이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 사진’이라고 반박에 나선 것이다.
유 전회장 일가의 계열사와 구원파 신도들은 유 전회장이 찍은 사진 한 장을 5000만원에 사들이는 등 200억여원 상당의 가격으로 매입해 유 전회장에게 자금을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유 전회장의 사진이 국내에서 거래가격 자체가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이같은 가격산정이 의도적으로 부풀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손 변호사는 재판 후 뉴스1과 통화에서 “크니작 전관장 등 2명 외에도 더 있는데 아직 증인출석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검찰에서 사진의 값어치가 하나도 없다고 하니 그 부분에 대해서 반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임 혐의와 관련해서는 사진 고가매각 외에도 각 계열사가 유 전회장 일가 또는 이들이 세운 유령회사를 통해 상표권 사용료, 컨설팅비 등 명목으로 수십억~수백억원을 몰아준 혐의도 주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각 계약은 회사의 이익과 무관하게 유 전회장 일가의 요구를 수용해 체결된 것”이라며 “피고인 진술 등을 통해 유 전회장이 제공한 반대급부가 사실상 별로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는 기존 피고인이었던 8명 외에 이재옥(49) 헤마토센트릭라이프 재단 이사장의 첫 공판준비기일도 함께 진행됐다.
피고인은 변 대표와 오 대표, 이 이사장 외에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박승일(55) 아이원아이홀딩스 감사, 이재영(62) ㈜아해 대표, 이강세(73) ㈜아해 전 대표, 고창환(67) 세모 대표, 김동환(48) 아이원아이홀딩스 이사 등 9명이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이들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를 모두 병합해 함께 심리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7월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다만 이 이사장의 경우 유 전회장의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부분이 있는데 이 혐의는 함께 심리하기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따로 재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이사장의 범인도피 혐의에 대한 다음 공판은 7월21일 오후 2시다.
이 이사장은 배임 혐의 외에도 유 전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던 지난 5월3일 유 전회장을 전남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의 별장으로 이동시켜 도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유 전회장의 벤틀리 승용차를 운전했다.
이후에도 수 차례에 걸쳐 별장에 드나들며 검찰의 수사 상황과 경기 안성의 금수원 내부 동향을 알려줘 도피 계획을 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이사장은 5월18일 금수원 측이 기자들에게 금수원 내부를 공개했을 당시 “유 전회장이 있을지도 모르니 소리쳐 보라”고 말해 수사의 혼란을 주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이사장 측은 유 전회장을 별장으로 안내한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한다고 밝혔지만 검찰수사 상황이나 금수원 내부 사정 등을 알려줬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인천=뉴스1) 진동영 기자,구교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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