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부품업계 ‘샤오미 효과’에 콧노래
파이낸셜뉴스
2014.08.19 17:31
수정 : 2014.10.23 23:30기사원문
국내 스마트폰 부품업계에 중국 '샤오미 효과'가 거세게 불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로컬 업체에 공급하는 부품물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대표적이다. 양사 모두 올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대한 부품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50%가량 늘어났다. 이 같은 매출 증가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해당 업체의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등 완성품(세트)을 제조하는 전방업체들이 중국의 저가공세에 발목이 잡혀 고전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부품·소재 후방업체들은 공급물량 증가로 약진하는 모양새여서 양쪽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샤오미는 중국 현지 스마트폰 1위 업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폭발적인 부품수요로 국내 부품업계에 훈풍이 불면서 '샤오미 효과'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삼성전기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대한 부품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3인방 샤오미, 화웨이, ZTE에 대한 스마트폰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모듈, 모터, 파워 등 주요 부품 공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올해부터 카메라 모듈 등을 샤오미에 신규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한 화웨이, ZTE에도 부품공급 물꼬를 트는 등 현지에서 다양한 거래처를 구축 중이다.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질쳤지만 뒤늦게 샤오미 효과가 불면서 하반기 실적개선을 견인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대한 부품매출은 지난해 대비 10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도 샤오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카메라모듈과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LED) 등 부품 공급을 본격화하면서 상반기에만 중국 고객사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약 50% 증가했다. 올해 전체적으로도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대한 부품매출이 지난해보다 최소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양사 모두 부품공급이 늘면서 핵심부품 공장가동률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삼성전기의 MLCC 등 칩부품 공장가동률은 올해 상반기 99%로 치솟아 전년 동기 81%에 비해 18%포인트나 상승했다. LG이노텍의 LED 공장가동률은 지난해 상반기 64%에서 올해 상반기 76%로 1년 새 12%포인트 상승했다.
■전담팀 꾸리고 R&D 늘리고
올해 초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 각각 태스크포스(TF)와 전담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또 상반기 들어 중국 수출을 위한 연구개발(R&D)비용을 확대한 것도 샤오미 효과를 누리는 데 한몫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비 비중을 보면 LG이노텍은 6.7%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7.8%로 상반기 기준 2009년 이후 최고치다.
최고경영자(CEO)들도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과 이웅범 LG이노텍 사장은 수시로 중국 법인 출장을 통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