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기 일쑤 올빼미 국감 대신, 자정 전 산회 신데렐라형 증가
파이낸셜뉴스
2014.10.23 17:37
수정 : 2014.10.23 21:37기사원문
올해 국정감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예년과 다른 풍경이 주목을 받고 있다. 증인 채택과 여야 의원들의 공방으로 오전 시간을 허비해 밤 12시를 넘겨서도 이어졌던 일과 '사진찍기용' 논란이 일었던 현장시찰도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 감사 진행에서 벗어나 정책질의에 나서는 상임위원장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23일 국회사무처 및 국정감사NGO모니터단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밤 12시 이전에 감사를 끝내는 상임위가 늘었다. 파행에 따라 새벽까지 감사를 진행했던 '올빼미' 국감에서 24시 이전에 감사를 모두 종료하는 이른바 '신데렐라' 국감이 증가한 것이다.
국감 첫째 날인 지난 7일 교문위는 문화부 국감을 자정을 4분 앞둔 밤 11시 56분에 종료했다. 교문위는 지난 16일에도 서울시 교육청 국감을 밤 11시 59분까지 진행했다.
심야에 국감을 진행했던 다른 상임위들도 자정 이전 국감을 마치기 위해 애썼다. 미방위는 지난 13일 미래창조과학부 국감을 밤 11시 23분에 끝냈고, 이날 산업위도 산업통상부 감사를 밤 11시 58분에 마무리지었다. 지난 16일에는 복지위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국감을 밤 11시 35분, 법사위는 서울고검·지검에 대한 국감을 11시 20분까지 했다.
이처럼 밤늦게까지 국감을 한 상임위들이 있었지만 새벽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줄어들면서 파행을 방지하고 국감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위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다만 중요 기관의 경우 충분한 정책 질의와 사업 검토가 이뤄져야 하는데 종료시간을 밤 12시에 맞추고 허겁지겁 끝내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 관계자는 "파행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중요한 피감기관에 대한 감사도 일찍 끝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국감에서는 현장시찰 편성이 예년에 비해 감소했다. 보여주기식 시찰 문제가 매년 제기되면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현장시찰을 국감 기간을 피해 진행하자는 주장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2개 상임위에서 국감기간 실시했던 현장시찰 일수가 31일이었지만 올해는 6개 상임위에서 12일동안만 진행됐다. 다만 환노위 등 일부 상임위에서는 현장시찰에 여당 의원들 위주로 참석하는 등 현장시찰 실시를 두고 또다른 파행이 빚어지기도 했다.
상임위원장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감사 진행을 위한 리더십뿐만 아니라 정책 질의로 적극적으로 국감에 참여하고 있는 것.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국감 첫날부터 정책자료집을 발간했고, 박기춘 국토교통위원장은 피감기관의 시정처리 내용을 검토해 보도자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정우택 정무위원장도 공정위의 중소기업 피해에 대한 늑장조사를 강한 어조로 질타하며 조속한 시정을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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