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징벌적 손해배상제 추진...전문가 "재정 누수 막아야"

파이낸셜뉴스       2014.11.04 16:10   수정 : 2014.11.04 16:10기사원문



국가 보조금을 눈먼돈처럼 여긴 부정수급자에게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한국판 '링컨법' 법제화가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공공재정 누수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발시 철저히 환수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4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서울 충무로 포스트타워에서 개최한 '공공재정 허위·부정청구 등 방지법(이하 부정청구 방지법)' 공청회에 토론자로 나선 이화여대 박정수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재정 낭비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누수된 재정은 철저히 환수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조세법률주의에 이어 예산법률주의를 실질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익위는 복지부정·정부 지원금·연구개발비 등 공공재정침해 행위 일체에 대해 부정이익을 환수하고, 정부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추징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부정청구 방지법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권익위는 이달 23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연내 국회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 및 복지확대로 보조금 규모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노린 부정수급사건도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권익위가 지난 2008년~2013년까지 경찰 및 검찰에 이첩한 부패신고 사건의 49.5%가 보조금 관련 사건이다. 환수 대상액만 539억80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사건 적발에도 해당 보조금을 환수할 수 있는 관련 세부 규정이 없는 경우 이렇다할 수단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10월 정부합동 복지부정신고센터를 개소해 부정지급된 보조금 약 330억원을 적발했으나 법적 근거가 없어 환수를 못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현행 법체계로는 고의나 상습으로 부정을 저지른 경우에도 경미한 제재밖에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한 건 이같은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부정수급 환수에 대한 일반법 마련이란 취지로 법안은 정부 공공재정 침해 행위 전반에 대해 제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일일이 개별법령에 환수근거나 징수절차를 규정하지 않더라도 모든 부정수급 행위에 적용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다만, 부정청구 사실을 자진신고하고 부정이익금 전액을 상환한 경우나 부정이익금이 100만원 이하이거나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으로 지급되는 복지급여는 제재부가금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영미권에선 범죄수익이나 부정부 재정 부정수급에 대한 환수에 단호한 입장이다. 미국은 정부계약이나 재정보조를 부정하게 수령한 경우, 정부가 입은 손해액의 3배를 환수토록 하는 일명 '링컨법'으로 불리는 부정청구금지법을 적용하고 있다. 1863년 남북전쟁 당시 연방보급품 구매 과정에서 군수품 업자들의 사기가 만연하자 이를 통제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의 이름을 따 링컨법으로 불리고 있다.

영국에서도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재산환수청을 두고 관련법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공재정에 대한 침해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부정이익을 환수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못하며 ,제재부가금, 징벌적 손해배상 등 추가적인 제재가 공공재정 침해행위 방지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준호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공동대표는 "그간 보조금 관련 부패에 대한 재발방지 시스템 마련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입법예고안에 최대 5배로 정해진 제재부가금을 더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노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성과평가센터 소장은 "그동안 공공재정 부정수급에 대한 징벌적 조치가 미약해 부정청구를 하는 당사자의 위험 부담이 아주 낮았다"며 "제재부가금 징수인력 확보 등 행정인프라 확보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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