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끝) 인도 화폐 '루피'에 숨겨진 비밀
파이낸셜뉴스
2014.11.30 16:39
수정 : 2014.11.30 16:39기사원문
화폐 인물은 단위 상관 없이 모두 간디.. 뒷면엔 18개 인도 각 주의 언어로 화폐값 표시
뉴델리(인도) = 강재웅 기자】 돈(지폐)에는 그 나라의 사회 문화가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돈을 보면 한 나라의 문화를 어림짐작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인도 지폐는 인도의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반대로 인도인들이 그만큼 간디를 인도의 민족운동 지도자이자 인도 건국의 아버지로 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만 신사임당, 세종대왕, 율곡 이이, 퇴계 이황 등으로 구분돼 있다.
또한 인도가 1947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이후 인도 정치 역사는 '네루-간디 가문'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올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들 가문을 선거에서 큰 득표로 이겼다는 점에서 또 다른 시사점도 있다.
인도 루피화에 숨겨진 또 다른 것은 바로 언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오만원 지폐 표시는 오만원과 50000원 등 한글과 숫자로만 표시돼 있다. 하지만 인도는 18개 인도 각 주의 언어로 표시돼 있다. 여기에 준 공용어로 사용되는 영어와 숫자까지 합칠 경우 20개 언어가 지폐 한장에 표기돼 있다. 이는 각 주마다 구사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폐에 표시돼 있는 언어 중 지폐 앞면 한 가운데에 힌두어가 표시돼 있다. 인도 인구의 80% 이상이 힌두교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인도의 대표 언어인 셈이다. 뒷면에는 각 주마다 다른 언어 장벽 탓에 사용되는 준 공용어 영어가 화폐 단위를 나타내고 있다.
영어라고 하지만 발음은 영국식 발음에 인도 특유의 음색으로 처음 인도를 찾는 관광객은 알아듣기가 쉽지 않다. 인도인들은 이를 힌두어와 영어를 합친 'Higlish'라고 표현한다. 마치 우리나라에 콩글리쉬가 있었던 것과 같다.
화폐 단위를 나타내는 지방언어는 아삼어, 뱅갈어, 구자라트어 등 15개 언어가 화폐 뒷면에 가득차 있다. 숫자로 표기돼 있어 이를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인도 문맹률은 상당히 높다.
문맹률이 높다보니 선거를 치를 때에도 투표권에 '~당' 이름이 적는 것이 아니라 코끼리와 연꽃, 빗자루 등으로 정당을 구분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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