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가 김설진 "내 춤이 창의적이라고요? 전 아직도 실험에 실험중입니다"

파이낸셜뉴스       2014.12.15 17:40   수정 : 2014.12.15 17:40기사원문



벨기에 피핑톰 무용단에서 협력안무가로 활약하다 한국에 돌아와 TV 오디션 프로그램 '댄싱 9' 시즌 2에서 '갓(god)설진'이란 별명을 얻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현대무용가 김설진(34·사진).

대중에게 관심을 받은 건 최근이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무용계에서 그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2003년 서울예술대학 무용과를 졸업하던 해 전국무용콩쿠르 현대무용부문에서 특상을 수상, 병역 특례까지 받으며 명실공히 '현대 무용 국가대표'로 인정받은 유망주였다. 2008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으로 벨기에로 넘어간 뒤 유럽에서 입지를 다지다가 돌연 한국에 들어왔다. "정말 잘하는 한국 무용가들과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보고 싶어서"다.

김설진은 오는 1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국립현대무용단 레퍼토리 공연 '춤이 말하다'와 30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현대무용팀 무버(MOVER)의 첫 작품 '안녕' 준비로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10일 예술의전당 내 국립현대무용단 연습실에서 만난 그는 "불러주는 곳이 많아 행복하다"면서도 "이 모든 타이틀과 관심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건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반대로 제가 잘못하면 현대무용이 재미없다고 단정지으실 수도 있잖아요."

그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겸손했지만 분명한 생각을 담고 있었다. 방송에서 다른 무용수가 돋보이게 받쳐주는 역할을 도맡았던 것에 대해 "내가 안무한 작품에서 내가 주인공을 하는 건 손발이 오그라드는 일"이라며 "균형을 맞추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창의적인 안무와 표현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그다. 이런 평가에 대해 "사실 남의 것을 따라하지 않으면 다 창의적"이라며 "내가 창의적으로 표현한 것을 사람들이 좋아하느냐 않느냐가 문제일 뿐"이라고 답했다.

"발레에 기반을 둔 현대무용이 보편적이긴 해요. 하지만 현대무용의 정의가 동시대에 행해지는 자유로운 춤이잖아요. 규격화 되면 안 될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색다른 움직임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달 예정된 두 공연에서 그는 각각 '무용수의 컴플렉스' '도시유목민의 삶'을 몸으로 표현한다.
김설진은 자신의 춤이 "실험에 실험을 거듭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하고 싶은 춤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심지어 "춤보다 좋은 게 생기면 춤을 그만 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춤보다 좋은 건 없다.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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