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부가가치세율 40년간 10% 고정
파이낸셜뉴스
2015.02.15 17:28
수정 : 2015.02.15 21:26기사원문
1%만 올려도 세수확보 효과 크지만… 거센 역풍에 엄두 못내
■40년간 10% 세율 고정
최근 5년간 징수 금액별로 2009년 46조9915억원, 2010년 49조1212억원, 2011년 51조9069억원, 2012년 55조6676억원, 2013년 55조9625억원이다. 물가 상승요인과 소비 촉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4년 기준 국세 수입 205조5000억원 중 부가가치세(57조1000억원)는 전체의 27.7%이다. 전체 국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국가 재정에 기여한 것 외에도 부가가치세는 물품마다 다른 세율로 부과됐던 복잡한 간접세제를 간소하게 바꾸고 탈세 방지, 수출.투자 촉진, 세수증대 등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1977년 도입 후 40년간 10% 세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복지 재원 논쟁이 불 붙으면서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복지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증세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인 상태에선 복지를 늘리면서 부가가치세를 올린 유럽의 경험을 볼 때 부가가치세 인상을 고려해 볼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부가세가 역진적 성격이라는 점에선 여론의 반발로 결국 정치권이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재원 충당 VS. 물가 상승·역진성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도 최근 '부가가치세 과면세 및 세율조정에 따른 정책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현재 10%인 부가가치세를 인상해 빈곤 계층에 직접 지원하고 학원, 강습소 등에 면제되는 부가세를 과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 역시 부가가치세를 10%에서 1%포인트 인상할 경우 지난해 세입예산 기준 5조8454억원의 세수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정도 세수면 올해 복지 예산 총액 115조원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 복지 재원 충당에 기여할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부가가치세를 인상하면 물가 상승은 물론 조세 부담의 '역진성'이 있다는 점이다. 소비지출에 대한 일정 세율로 과세되기 때문에 소득 수준이 달라도 부담 세율은 같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부가가치세 부담이 크기 때문에 역진적이다. 그동안에도 인상 논의가 있었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반대에 부딪혔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부가세는 물가인상효과를 낳게 됨에 따라 소비부진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일부 자영업자들의 경우 세금회피 유혹에 빠지면 되레 소득세수 확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또 "부가세는 1%만 올려도 세수확보 효과가 즉각적이고 크다는 점에선 매력적일 수 있으나 저소득층에 대한 부담 등의 요인을 고려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선진국 비해 턱없이 낮아
지난해 10월 기준 한국의 부가가치세율은 개발도상국 등에 비해 높고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다. 대만 5%, 태국 7%, 싱가포르 8% 등은 한국보다 낮다. 반면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복지 선진국인 덴마크와 스웨덴, 노르웨이의 부가가치세율은 각각 25%다. 또 영국은 20%, 독일 19%, 프랑스 19.6%, 오스트리아 20%로 한국의 부가가치 세율보다 높다.
유럽 국가들은 물품에 따라 부가가치세율을 다르게 적용하는 경감세율을 도입하고 있어 단일세율인 한국과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세율이 높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OECD 국가의 부가가치세 부담 현황에서도 한국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OECD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공공지출에 대응하기 위해선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한국에 권고했다. 반면 직접세인 근로소득세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라고 제시했다.
한편 조세 전문가들은 지난 1977년 박정희 대통령이 부가가치세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오늘날까지 국가 재정의 위기가 이어졌을 것이라고 칭송한다. 하지만 도입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도입을 강행한 박 대통령에게 비수로 꽂힌 것이다.
도입 다음해 총선에서 공화당이 패배하고, 박 대통령 시해사건의 도화선이 된 1979년 부마항쟁에서 부가가치세 철폐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역대 정권도 부가가치세를 건드리지는 않았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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