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 기름값 공급기준가 `딜레마`
파이낸셜뉴스
2015.02.16 12:00
수정 : 2015.02.16 15:56기사원문
최근 기름값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면서 정유사들이 석유 가격구조 바로 알리기에 부심하고 있다.
매주마다 전주 국제가격을 반영하는 '참고성' 가격인 공급기준가와 주유소에 판매하는 실제 공급가 및 소비자가격 사이에 발생하는 가격 괴리를 이해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16일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을 통해 정유사들이 이달 첫주 주유소 공급가격을 일제히 인상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정유사별로는 SK이노베이션이 46.1원, GS칼텍스가 78.9원, 현대오일뱅크가 101.6원, 에쓰오일이 61.5원씩 전주보다 공급가를 인상했다.
더욱이 정유사들이 지난 10일 둘째주 공급기준가를 전주보다 평균 70원 정도 인상해서 주유소에 통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기름값 상승기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정유사들은 공급기준가와 실제 공급가는 엄밀히 다르다는 입장이다. 공급기준가는 어디까지난 전주 싱가포르 국제가격의 흐름을 반영한 '단순 참고용'이라는 것이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매주 정유사들이 제공하는 공급기준가는 어디까지나 전주 국제가격 흐름을 구매자인 주유소들에게 참고용으로 알리는 성격일 뿐"이라며 "마치 공급기준가가 70원 오르면 실제 공급가가 인상되는 것처럼 비쳐지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유소 사장들이 월 2~3회 비축유를 사기 때문에 향후 최상의 구매 시점을 파악하기 위한 차원에서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공식적으로는 '공급기준가'라는 용도도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매주 화요일 주유소에 제공하는 공급기준가와 오피넷에 공시되는 실제 공급가는 오르고 내리는 방향성은 같을 수 있지만 사실상 별개로 움직이는 수치들"이라며 "실제 공급가는 국제가격, 공급자들간 시장 경쟁 정도, 주유소나 대리점 등 수요자들의 구매 물량 등을 그때그때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첫째 주 급등한 정유사 공급가도 1월 말부터 가파르게 오른 국제가격 인상 요인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급가가 전국 주유소 평균가에 반영되기까지는 보통 1~2주 정도 걸린다는 설명이다. 이런 시장구조 상에서는 기름값이 '내릴때는 2G, 오를때는 LTE'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유사들의 주장이다.
정유사 관계자는 "주유소들은 비축유 전략과 재고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수익성의 관건"이라며 "통상 저점에 기름을 구매한 주유소는 고점에 팔려는 반면, 고점에 산 주유소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을 내리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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